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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 단골 김영재 “대통령 멍, 필러 탓인 듯…난 시술 안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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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영재 ‘김영재의원’ 원장 등 증인들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 농단 조사특위’ 3차 청문회에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김 원장은 이날 손을 들지 않고 선서문을 읽다가 김성태 특위위원장의 지적을 받은 뒤 증인선서를 다시 하기도 했다. 앞줄 왼쪽부터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김원호 전 대통령경호실 의무실장, 전 대통령 주치의인 서창석 서울대 병원장과 이병석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장, 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 원장. 뒷줄 왼쪽은 신보라 전 대통령경호실 의무실 간호장교. [사진 우상조 기자]

김영재 ‘김영재의원’ 원장 등 증인들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 농단 조사특위’ 3차 청문회에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김 원장은 이날 손을 들지 않고 선서문을 읽다가 김성태 특위위원장의 지적을 받은 뒤 증인선서를 다시 하기도 했다. 앞줄 왼쪽부터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김원호 전 대통령경호실 의무실장, 전 대통령 주치의인 서창석 서울대 병원장과 이병석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장, 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 원장. 뒷줄 왼쪽은 신보라 전 대통령경호실 의무실 간호장교. [사진 우상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 비공식 의료진을 불러 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얼굴 성형 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증인들이 모두 “나는 아니다”고 부인했다.

이병석 전 주치의 “최순실이 전화
안면성형 물어봐 김영재 소개”
김 “대통령 얼굴 경련·마비 상담”
부인 회사 화장품 납품 특혜는 인정
“세월호 때 관저에 의료용 가글” 증언
야당 “필러 할 때 많이 써” 의혹 제기

성형 의혹의 출발점은 최순실씨였다. 14일 국회 최순실 국정 농단 국정조사 3차 청문회에 출석한 이병석 전 대통령 주치의는 “최순실이 내게 전화해 피부미용과 안면성형을 물어봤다”며 “김영재의원 원장을 찾아가 보라고 말해줬다”고 진술했다. 시점은 박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3년 3~4월께였다.

이 전 주치의의 소개를 받은 김영재 원장은 2014년 2월 청와대 관저에서 박 대통령을 만났다. 김 원장은 그러나 “박 대통령에게 성형 시술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관저 방문 이유로 “(박 대통령이) 얼굴 흉터 때문에 (안면) 마비가 오고 경련이 오고, 얼굴이 자꾸 비대칭이 심해진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 농단 조사특위’ 3차 청문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을 비교하며 필러 시술 의혹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2014년 5월 9일과 13일, 19일에 촬영된 박 대통령의 얼굴에 주름 제거를 위한 필러 시술 흔적으로 의심되는 멍 자국이 보인다. [사진 박종근 기자]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 농단 조사특위’ 3차 청문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을 비교하며 필러 시술 의혹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2014년 5월 9일과 13일, 19일에 촬영된 박 대통령의 얼굴에 주름 제거를 위한 필러 시술 흔적으로 의심되는 멍 자국이 보인다. [사진 박종근 기자]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세월호 사고 직후인 2014년 5월 박 대통령 입가에 피멍 자국이 선명한 사진을 제시하며 필러(Filler)수술 흔적이 아니냐고 물었다. 필러는 인체 조직과 비슷한 물질을 주입해 주름을 펴는 시술이다. 김 원장은 “필러를 맞으며 혈관을 터뜨려서 피멍이 든 것 같다”고 답했다.

증인으로 나온 신보라 전 청와대 간호장교는 “세월호 사고 당일(2014년 4월 16일) 오전 가글을 관저로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사고 당일 박 대통령에게 의료용 가글이 전달된 것과 관련해 “의료용 가글은 필러를 할 때 많이 쓴다”며 “마취로 입이 마비돼 양치를 못할 때 쓰라고 의사들이 권고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이 전 주치의의 소개 이후 본인이 직접 김 원장에게 136차례 진료를 받았다. 김 원장은 실 리프팅을 활용한 성형 등을 하는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최씨는 진료 때마다 ‘최보정’이라는 가명을 썼고, 동시에 김 원장은 승승장구했다.

김 원장은 청와대를 5번 들어갔다고 밝혔다. 부인까지 대동했다. 김 원장의 부인은 ‘와이제이콥스메디컬’이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 회사가 만든 화장품을 사용하면서 지난 설에 이 회사 제품을 청와대 공식 선물세트로 선정했다. 또 와이제이콥스의 해외 진출을 추진했다.

새누리당 정유섭 의원은 “검찰 자료에 따르면 와이제이콥스의 해외 진출이 잘 안 돼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이 경질되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내정됐다가 경질됐다”고 지적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이현주 컨설팅업체 대표는 “2014년 2월 26일 청와대 전화를 받고 27일 김영재 원장 측과 1시간 미팅한 뒤 해외에서 (사업을) 할 수 없는 곳이라고 조 전 수석에게 보고했다”며 “그러자 저희 가족 3대에 걸친 압수세무조사가 들어왔다”고 증언했다. 이 대표는 “안종범 전 수석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나와 조 전 수석을 지목해 ‘VIP의 중동 사업을 망치는 나쁜 사람’이라고 모함한다는 말도 들었다”고 했다. 김 원장은 특혜 의혹에 대해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김 원장은 “박 대통령이 우리(김 원장과 아내)를 만나기 전부터 우리와 (리프팅) 실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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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자문의였던 김상만 전 차움의원 의사는 “대통령에게 태반주사를 두세 번 정도 직접 놓았고 혈관주사는 전달만 했다”고 말했다. 김 전 자문의가 대통령에게 주사를 놓은 시점은 지난 8월로 자문의 위촉 전이었다. 그 역시 청와대에 출입할 때 아무런 제재 없이 정문을 통과했다. 그는 주치의 배석 없이 대통령을 단독 진료한 사실도 시인했다.

글=강태화·위문희 기자 thkang@joongang.co.kr
사진=우상조·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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