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피납아닌 자유망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북한을 탈출, 서울에 온 김만철씨 일가 11명은 13일 상오10시 서울남산동 대한적십자사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북한측의 송환요구와 관련, 반박성명을 내고 자신은 강제납치된 것이 아니라 자유의사로 망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 일가는 『우리들은 생명을 걸고 지옥의 땅 북한을 탈출해 나왔으며 대한민국의 따뜻한 품에 안겨 희망에 찬 새삶을 갖게 되었다』고 말하고 『대한민국 국민과 정부에 감사를 드리고 국민으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충실히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씨 일가는 자신들의 망명문제에 대해서 북한당국이 자신들을 송환하라고 생떼를 쓰는 것은 자신들을 북한으로 되돌려받아 입을 봉하게 함으로써 북한의 치부가 더 이상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북한주민들과 세계의 이목을 계속 기만해 보려는 속셈이다』고 단정하고 『북한당국은 더 이상 강제납치 운운하는 허위선전을 일삼거나 송환 운운의 억지주장을 되풀이 말라』고 촉구했다.
김씨 일가는 망명동기를 『배불리 먹지 못하고 따뜻이 자지도 못하며 출신성분이 나빠 잘못하면 쥐도 새도 모르게 잡아가는 등 인간답지 못한 세상이 불안하고 싫어서 생명을 걸고 북한 땅을 탈출한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또 북한측이 배로 북한내에서 여행을 하다 기관고장으로 일본에 표류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기관고장은 탈출 하루 뒤인 지난1월15일 하오6시쯤 동해한복판에서 갑자기 폭풍우를 만나 두 기관이 모두 고장나고 조타기마저 부러져 표류하다가 간신히 기관 하나를 수리해 5일만에 일본에 도착하게 됐었다』고 밝혔다.
김씨 일가는 이어 『북한당국의 주장처럼 우리가족이 북한내에서 여행이나 하다가 표류되었다고 한다면 무엇때문에 온가족 11명이 모두 죽어도 북한땅으로는 되돌아가지 않겠다고 했으며 김일성에게 「정치를 올바로 하라」는 편지를 써두고 넘어왔겠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