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동참한 ‘온라인 시민의회’ 닷새만에 무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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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제동, 소설가 김훈·황석영, 조한혜정 연세대 명예교수 등 각계각층 인사 1141명이 ‘온라인 시민의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가 시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닷새만에 무산됐다.

가수 이승환 “이건 아니지 않나 싶다”

온라인 시민의회를 주도한 정치스타트업 ‘와글’은 11일 “미숙하게 시민 의회 사이트를 운영해 시민께 걱정을 끼친 점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는 공지를 올리고 시민의회 논의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와글은 지난 6일 웹사이트를 통해 “촛불광장의 민의를 대표할 시민 대표를 선출하자”고 제안했다. 직접민주주의 형태의 온라인 시민의회를 만들고 여기서 수렴된 의견을 시민 대표단을 통해 정부와 정치권, 특검, 언론에 전달해 압력을 행사하자는 취지였다.

이 제안에는 김제동·김훈·황석영 등이 동참했다. 와글은 12일부터 온라인을 통해 시민 대표 추천을 받고 19일 의회를 설립할 계획이었지만 시민들의 반발은 거셌다.

‘탄핵 이후를 준비한다’는 제목으로 열린 인터넷 공개토론방에는 “촛불민심을 왜곡하지 말라”는 비판글이 줄을 이었다.

한 네티즌은 “자유발언으로 화제가 된 고등학생, 이름이 널리 알려진 대학 교수 등이 후보로 거론됐다”면서 “당사자의 사전 동의나 본인 확인 과정도 없이 미디어를 통해 유명세를 탄 사람이 후보자가 된다는 것부터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3차 촛불집회에 참석해 노래를 불렀던 가수 이승환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민대표 추천 후보에 제가 올라가 있던데 난감하다”며 “조심스럽게 제 개인적 생각을 말씀드리면 이건 아니지 않나 싶다”고 적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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