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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코어, 실적 개선 되나…신흥시장에서 대규모 수주 성공

중앙일보

입력

두산인프라코어가 신흥 시장에서의 잇따른 대형 수주, 중·미 시장의 내수 회복 조짐에 힘입어 ‘실적 개선’에 나설 수 있을지 관심이다. 올해 예상 매출 5조8055억원으로 최저 실적을 기록 중이지만 하반기 들어 곳곳에서 청신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미얀마·카타르·싱가포르 등 신흥시장에서 건설기계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11월말 미얀마 금광업체 삐샨빠잉으로부터 50t급 대형굴삭기 6대를 포함해 건설장비 40대를 수주했다고 7일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제품 경쟁력은 물론이고 미얀마 현지 딜러사의 애프터서비스 경쟁력을 높게 평가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미얀마 건설기계 시장에서의 입지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2% 수준에 불과했던 시장점유율은 올해 16%까지 올랐다.

지난달 말에는 공개 입찰을 통해 카타르 항만공사와 대형 휠로더(적재용 중장비) 30대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유가 하락으로 인해 중동지역에서 대형 수주가 드문 상황에서 글로벌 경쟁사들을 제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밖에도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공항 확장과 지하철 공사에 필요한 굴삭기 33대의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올해 신흥시장에서 대형 계약으로만 400여대의 굴삭기를 판매했다. 대형 장비 판매와 부품사업 연계 등으로 수익성이 향상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위기의 주범으로 꼽히는 중국 내 건설기계 수요가 조금씩 살아나는 것도 좋은 신호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 10월까지 중국에서 3815대의 건설기계를 팔았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리스크’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가 늘었다. 중장비 분야는 한번 거래를 시작하면 쉽게 바꿀 수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중국 현지공장을 하나로 통합하고, 인천공장의 연간 굴삭기 생산 케파를 9800대에서 6800대로 줄이는 등 구조조정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매출은 크게 줄었지만 순이익은 3654억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 효과로 안정적인 수익성이 유지되고 있고 중국 부동산지표 개선으로 굴삭기 판매량 회복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건설기계 시장이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도 조심스레 나온다. 상반되는 의견도 있다. 정혁진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는 내년 회사채 7650억원과 영구채 5억 달러가 만기 도래하지만 자금상환 능력이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두산밥캣 상장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효과는 2400억원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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