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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 미국의 항공산업|무엇을 개발하고 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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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과기처가 86년 확정한 「2000년대를 향한 과학기술개발계획」에서는 우리나라도 2000년초에 항공·우주분야에서 선진국을 바짝 뒤쫓는 위치에 이르도록 계획이 짜여있다.
그사이 F5E, F 등 군사용 전투기와 MD500 헬리콥터 등을 조립하거나 부품생산을 통해 국내기업도 항공기의 초기단계 기술을 축척해 왔다. 또 최근에는 보잉747동체부품, MD500헬리콥터 외부부품 등을 국산화, 미국에 역수출하는 단계에 있다.
국내기업들이 부품수 만단위인 자동차공업에서 벗어나 10만, 백만 단위인 항공·우주산업에 도전하고 있다.
1개 기업으로 여객기·전투기·헬리콥터·우주관계·미사일 등을 망라한 제품을 생산하는 미국 맥도널 더글러스사의 각 회사와 하청회사를 방문, 첨단을 걷는 미국 항공·우주산업의 개발방향을 알아본다.
여객기
미국항공사가 추구하는 항공기개발의 방향은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에너지절약형이고, 두 번째는 운용 인원의 감소, 세 번재는 기기의 디지틀화와 영상화다.
대형여객기는 앞으로 연간 3백∼4백대씩 2000년까지 모두 5천3백71대가 새로 필요할 것으로 계산되어 항공사간의 개발경쟁이 치열하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남쪽으로 40㎞ 떨어진 더글러스 항공사 (맥도널 더글러스사는 맥도널이 전투기를, 더글러스는 여객기와 수송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의 롱비치 공장에는 90년에 선보일 MD11기 (최다탑승인원 4백5명) 의 1호기 동체가 조립되고 있다.
지난 2월 대한항공이 4대를 발주한 MD11기도 역시 용이한 조종과 경제성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안내를 맡은 「일레인·벤델」 홍보책임자는 『MD11이 날개끝을 공기역학적으로 처리하고 뒷날개를 작게 한데다 3개 엔진의 성능을 높여 종래 DC10에 비해 1회 비행시 17%의 기름을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종근무자도 종래 3명에서 2명으로 줄었다. 「벤델」여사는 조종기기의 영상화가 이것을 가능케 했다고 컴퓨터조종의 이점을 지적했다.
조종사가 6개의 화상디스플레이어만 보고있으면 항공기의 이상유무에서 운행상황 등을 모두 점검할 수 있어 전처럼 1백개 이상의 조그마한 계기들을 일일이 체크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얘기다.
여객기의 에너지 절약은 엔진 개발분야에서도 진전을 보이고 있다.
보스턴교의 린에 자리잡고있는 제너럴일렉트릭 항공엔진사업부는 80년대말부터 진가를 발휘할 UDF엔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두줄로된 회전자에 각기 반대로 도는 8개의 구부러진 프로펠러를 붙여준 이 언 덕티드 팬엔진은 작년6월 보잉727기에 부착실험결과 30%의 연료절약효과가 입증되었다.
「W·로덴보」기획담당이사는 『금년 6월의 MD80기 부착실험에서는 45∼50%의 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UDF의 장래에 자신감을 갖고있었다.
군용기
미국중부 세인트루이스의 주력기업인 맥도널 항공사는 1개회사에서 현재 사용중인 3종의 전투기를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내세우고 있다. 미 해군이 사용하는 FA18호 네트기, F15이글, AV - 8B해리어기가 그것.
FA18은 앞은 FA가 설명하듯이 요격기와 폭격기의 기능을 한데 합쳐놓은 전투기고 해리어기는 수직이착륙용 전투기다.
미 해군에 4백4대를 비롯, 캐나다·호주·스페인 등에 5백84대 (87년2월 현재) 가 공급된 FA18기는 조종석 전면유리창에 프리즘식으로 설치된 헤드업 디스플레이어만 보고 조종하면 이착륙에서 공중전·지상폭격 등이 모두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필요한 때는 조종석 전면의 2개의 영상화면에 나타나는 자료를 보아가면서 헤드업 디스플레이어를 보충한다. 이런 간소화된 장치 때문에 조종사 1명이 이 모든 임무를 수행하는데 아무 불편이 없다.
그러나 현재 진행중인 FA18의 조종석 개편연구를 보면 앞으로의 폭격기나 공중전은 공상영화처럼 될것이라는 사실을 알게된다.
지하2층에 2중으로 된 강철문 (내부의 모든 전파신호를 차단한다)을 밀고 들어가면 미래전투기의 조종석 모형이 준비된 캄캄한 방이 있다.
맥도널 더글러스의 「유진·아담」수석연구원은 모의비행중인 조종석 옆에서 설명을 한다. 조종석 전면은 컬러 TV화면같은 한 개의 디스플레이어 (빅픽처패널이라 한다) 로 되어있다. 이 화면에는 이 전투기에서 3백70㎞ 떨어진 곳까지의 공중에 떠있는 항공기와 지상지도가 겹쳐서 나타나 있다.
적기는 붉은색으로, 우군기는 푸른색으로 나타난다. 마치 비디오게임기를 보고있는 착각이 들 정도다.
「아담 」씨의 설명에 따르면 공중전을 할 경우 화면에 나타난 무기종류 그림과 붉은색 비행기 모양을 손가락으로 짚으면 공대공 미사일이 발사되면서 적기까지 유도, 그대로 폭발시킨다는 것.
이밖에도 맥도널항공사는 90년대 후반에 주력기가될 AFT기를 개발하고 있다. 이 전투기도 조종은 빅픽처로 처리하지만 조종사헬미트에 뇌파감지기를 추가해 초고속에서 비행기가 활동할 때 조종사의 감각에 이상이 생겼다고 감지되면 그 순간부터 기계에 의한 자동조종으로 들어가는 시스템을 갖게된다.
한편 로스앤젤레스 근교 헌팅톤비치에 있는 맥도널 더글러스 우주회사에서는 1백20억달러짜리 유인우주정거장을 개발하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 (NASA) 이 주관할 이 우주정거장은 길이 1백m, 무게 3백t으로 8명의 인원이 상주하면서 실험과 관측을 하게된다. 94∼96년 사이에 지구궤도에 설치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 정거장사업에는 미국·유럽연합·일본 등이 참여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최정민 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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