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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팬들 “새 잠실구장, 뚜껑 없는게 더 좋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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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프로야구 팬들은 돔구장보다 지붕이 없는 개방형 구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연구팀 550명 설문조사
돔보다 완전 개방형 선호도 높아
“이동시간 줄면 입장료 더 낼 용의”

류성옥 고려대 국제스포츠학부 교수 연구팀이 지난 11일부터 나흘 동안 온라인 조사업체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도움을 받아 국내 야구팬 5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서울시는 지난 4월 ‘잠실운동장 일대 마스터플랜과 각 시설별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3만5000석 규모의 신축 야구장을 2025년 완공한다는 기본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신축 야구장의 형태를 결정하지 못하고 고심 중이다. 돔구장과 개방형 구장 사이에서 답을 찾지 못했다.

서울시는 다음달 2일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야구계 전문가 100여 명이 참가하는 공개토론회를 개최한다.

류 교수는 ‘이산형 선택실험법(Discrete choice experiment)’이라는 계량경제학 모형을 활용해 야구 팬들의 선호도를 분석했다. ▶지붕 형태▶입장료▶이동 시간▶지하철 노선▶전광판 크기▶주차장 규모 등 8개 요소의 중요성을 비교한 것이다. 연구 결과 야구팬들은 돔구장 입장료보다 개방형 구장에 1427원의 입장료를 더 지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류 교수는 “올 시즌부터 고척스카이돔에서 프로야구 경기가 열려 좋은 반응을 얻었다. 때문에 돔구장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반대 결과가 나왔다”며 “야구는 원래 야외에서 열리는 스포츠라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여성과 40대 이상이 개방형 구장을 특히 선호했다”고 설명했다.

팬들은 야구장까지 연결된 지하철 노선 수가 1개 늘어날 때마다 4061원의 입장료를 추가로 지불할 의사가 있었다. 또 야구장까지 이동하는 시간이 1분 줄어들 때마다 233원을 더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류 교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야구장 건설을 계획할 때는 팬들의 이동 편의와 접근성을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일부 팬들은 또 전광판의 면적이 1㎡만큼 커질 때마다 1.4원을 추가로 낼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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