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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축농증 수술 국내 최다…해외서도 벤치마킹하러 오는 병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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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병원 탐방 하나이비인후과병원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정도광 원장이 축농증 환자의 수술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코는 뇌·안구와 인접해 수술 경험이 많은 전문의에게 치료받아야 한다. 프리랜서 임성필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정도광 원장이 축농증 환자의 수술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코는 뇌·안구와 인접해 수술 경험이 많은 전문의에게 치료받아야 한다. 프리랜서 임성필

지난 9월 축농증 수술을 받다가 중년 남성이 숨진 사건이 있었다. 수술 중 코와 인접한 두개저(뇌를 받치는 바닥 뼈) 부위를 건드려 출혈이 생겼고, 2주 만에 뇌출혈로 사망했다.

수술 땐 안전성 최우선
내비게이션 장비로 정확성?
대학병원급 양압시설 갖춰

축농증은 가볍게 보이지만 반드시 숙련된 전문의에게 안전성이 검증된 곳에서 수술받아야 한다. 콧속 농(염증 물질)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가까이 있는 뇌·안구·치아 주변 뼈를 건드려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서다.

하나 이비인후과병원은 그런 측면에서 ‘베스트 병원’이라 할 만하다. 이비인후과 최초로 보건복지부 인정 전문병원으로 선정됐고, 안전성과 서비스를 검증하는 복지부 ‘의료기관 인증’도 받았다. 해외에서도 이비인후과병원을 개원할 때 벤치마킹하러 올 정도다.

복지부 인정 첫 이비인후과 전문병원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코질환클리닉의 축농증 수술 건수는 2만여 건(전체 코 수술 건수는 5만여 건)으로 국내 최고 수준이다.

서울대·세브란스·서울아산·삼성서울병원 등 유수의 대학병원보다 훨씬 많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이 이만큼 성장하게 된 배경은 의료진의 집념 덕택이다.

정도광 원장은 “개원 당시인 1990년대 국내 이비인후과 수준은 매우 뒤떨어져 있었다. 수많은 해외 학회에 참석하고 교류하면서 우리도 전문화되고 안전성이 담보된 이비인후과병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시 고려대 의대 동기들을 중심으로 의기투합했고, 이비인후과 질환 각 분야 명의들을 영입해 지금의 하나이비인후과병원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에서 가장 중요하게생각하는 것은 환자 안전이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은 임상 경험이 풍부해 해부학적구조를 꿰뚫고 있는 의사만 수술을 집도한다.

내비게이션 시스템 같은 첨단 장비도 도입했다. 특수 CT로 실시간 3차원 영상을 제공해 의사가 현재 어느 곳을 수술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려준다.

뇌종양 제거처럼 정밀수술을 할 때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이원장은 “우리 병원처럼 임상 경험이 풍부한 의사들은 그냥 수술해도 충분하지만 혹시 모를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한 번 더 안전장치를 만들어 둔 것”이라고 말했다.

수술실·입원실의 감염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대학병원급이 아니면 갖추기 힘든 양압시설(오염된 외부 공기가 수술실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줌)도 갖췄다.

수술도구와 환자 처치 기구도 오염되지 않도록 국제적 수준의 감염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의사·간호사, 직원에게 안전교육을 수시로 하는 것은 기본이다.

둘째는 전문화된 진료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은 국내 최다 수술 건수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최첨단 치료법을 도입하고 있다. 풍선확장술도 그중 하나다. 기존에는 점막을 직접 절개하거나 내시경을 이용해 고름을 빼냈다.

풍선확장술은 콧구멍으로 얇은 관을 부비동 입구로 밀어넣은 다음 염증으로 좁아진 부비동 출입구에서 풍선을 부풀어오르게 한다. 부비동 안쪽에 쌓인 고름은 넓혀진 입구로 배출된다. 당일 퇴원할수 있으며 출혈과 통증이 거의 없다. 안전성이 뛰어나 임신부에게도 시술이 가능하다.

국소마취 수술로 회복 빨라 당일 퇴원

셋째는 환자 중심 진료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에선 축농증 수술 시 전신마취를 하지 않는다. 코만 부분마취하고 환자 의식이 남아 있도록 수면마취를 한다.

사실 전신마취중엔 환자가 움직이지 않아 의사가 편하기 때문에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환자 입장에선 회복이 늦어 입원도 오래하고 낼 돈도 더 많아진다. 정 원장은 “부분 마취를 하면 의사가 더 신경써 수술해야 한다. 우리 병원엔 경험 많은 전문 의료진들이 환자를 집중 케어하기 때문에 전신마취 없는 수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환자의 편의성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수술 후 통증을 줄이기 위해 진통제를 사용하는데, 하나이비인후과병원에서는 환자가 통증 정도에 따라 스스로 진통제가 들어가는 양을 조절할 수 있는 ‘자가통증조절장치(PCA)’를 쓴다.

이 원장은 “환자에 따라 진통을 느끼는 정도와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편의성을 극대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혈용 솜도 저절로 녹게 만들어 뺐다 끼웠다 하는 번거로 움을 줄였다.

서비스 마인드도 상당하다. 환자들에게 친절도 평가를 요청해 한 달에 한 번 의사별 평균점수를 공개한다. 점수가 낮은 의사는 더욱 분발하라는 의미다. 원스톱 진료도 눈에 띈다. 대학병원에선 2~3주 걸리는 진료·검사·치료까지의 과정을 당일에 해결할 수 있다. 수술도 꼭 필요한 경우에만 권유한다.

정 원장은 “세계적 의료기기 회사에서 우리 병원을 아시아 지역 교육센터로 지정하고, 해외 많은 의사가 이곳에서 수술법을 배우고 간다. 이제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러운 병원이 됐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꾸준한 학회 활동과 의료기술 전파를 통해 세계 속에서 빛나는 전문병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정도광 원장이 말하는 축농증 A to Z

축농증 수술하면 90%는 완치
심하지 않을 땐 풍선확장술 가능

축농증을 난치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은 치료하면 90%가 완치되는 질병이다. 그냥 놔두면 코막힘·누런 콧물·두통 등 직접적인 증상이 심해질 뿐만 아니라 콧속 고름이 뇌와 안구, 치아 쪽으로 옮겨가 2차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정도광 원장에게 축농증에 대한 궁금증을 물었다.

축농증은 왜 생기나.
“축농증의 90%는 감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생긴다. 감기에 걸리면 엄청난 양의 콧물이 만들어진다. 코뼈 주변에는 콧물과 공기 순환을 위해 뺨·이마·눈 경계 부위에 동굴 같은 빈 공간들이 있는데, 감기에 걸리면 점막이 부어 각 부위를 연결하는 통로가 좁아진다. 생성된 콧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동굴에 고여 있다. 고인 물은 썩는 것처럼이곳 콧물도 맑은 점액질에서 누런 고름으로 바뀐다. 비염이나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사람은 콧속 점막이 잘 붓기 때문에 감기에 걸리지 않더라도 축농증이 생길 수 있다.”
코막힘, 누런 콧물 외에 어떤 증상이 있나.
“눈 옆의 벌집 같은 공간에 고름이 찬 경우 눈두덩이 빨갛게 되기도 한다. 코가 뒤로 넘어가 기도를 자극해 기침을 계속 하는 사람도 있다. 염증이 윗니와 맞닿은 뼈 부분으로 옮겨가 이가 아프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코에 고름이 차 있어 말할 때 심한 악취가 나는 사람도 있다.”
축농증도 완치 가능하다고 한다.
“치료하면 90%는 완치된다. 단, 의사의 지시를 잘 따라야 한다. 축농증은 항생제, 점액용해제, 항히스타민제, 점막수축제 등의 약물을 3~4주 꾸준히 먹어야 완전히 치료된다. 중간에 약을 먹다, 안 먹다 하면 내성이 생겨 완치가 점점 어려워진다. 급성 축농증(발생한 지 3주 이내인 경우)은 약물 치료만으로도 완치되는 경우가 꽤 있다.”
수술은 왜 하나.
“3주 이상 약을 써도 차도가 없는 심한 축농증일 때 고려한다. 그래도 바로 수술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병원에선 적어도 3개월은 지켜보고 수술을 결정한다. 수술하면 고름을 다 제거하고 좁아진 통로를 열어 콧물이 잘 배출되게 한다. 단 알레르기비염이 있거나 천식이 있는 경우 체질 자체가 코 점막이 잘 붓고 염증이 생기기 쉽기 때문에 재발될 가능성이 다소 있다.”
어떤 사람이 풍선확장술을 받을 수 있나.
“축농증이 심하지 않고 단순히 부비동 입구가 좁아진 경우에만 할 수 있다. 축농증이 오래돼 염증이 심하거나 혹이 생긴 경우, 비중격만곡증이 있는 사람은 내시경 수술을 해야 한다. 풍선확장술은 10여 분이면 끝나고통증·출혈이 거의 없으며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내시경 수술은 40분쯤 걸리고 환자 상태에 따라 하루나 이틀 입원한다.”

축농증 체크리스트

□ 항상 코가 막힌다
□ 누런 콧물이 나온다
□ 윗니가 욱신거린다
□ 두통이 자주 생긴다
□ 원인 모를 기침이 계속된다
□ 얼굴이 눌리는 느낌이 든다
□ 입이나 코에서 악취가 난다
□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간다
□ 항상 미열이 있는 느낌이다

* 세 가지 이상이면 축농증 의심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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