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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승제명」시한폭탄작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신민당의 내분사태는 내주를 고비로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양김」진영이 김영삼총재 추대작업을 본격화하면서 제1단계로 이철승의원 제명절차를 강행할 방침이고 이에 맞서 「반김」측은 징계봉쇄작전으로 나서는 한편 지구당 개편대회라는 역공을 꾀하고 있다. 바야흐로 「제명 파동」이란 시한폭탄이 째깍째깍 작동되기 시작한 느낌이다.<제명통해 2중효과>
○…양김측은 27일 조순형의원의 당기위원장직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에 김령배의원을 임명함으로써 소석(이철승의원)징계를 위한 출진 채비를 갖췄다.
한 중진간부는 『소석제명은 내각제라는 가지 제거와 두김씨에 대한 도전세력 거세의 본보기라는 2중효과를 담고있다』고 설명.
개헌노선을 직선제 외길로 정돈하는 한편 김영삼체제의 무혈입성을 위해 걸리적거리는 비주류의 세를 죽이고 버티기 작전으로 나오고있는 이민우총재의 기도 꺾는 부수효과도 노리고 있다.
주류측은 속전속결주의로△4월초까지 당기위절차를 매듭짓고 △정무회의·의원총회 절차도 4월 중순까지는 마무리짓겠다는 계획.
이를위해 오는31일 당기외를 첫소집, 이의원에 대한 소환장을 발부할 예정.
당기위절차중 빠뜨릴수 없는 대목이 당사자에 대한 소명기회 부여인데, 이의원은『두김씨의 제명이유 설명이 없는한 해명하지 않겠다』고 밝힌바도 있지만 제소자체를 부정하고 있어 당기위에서의 소명 또한 무시해버릴 것이 뻔하다.
주류측은 예상되는 저항을 뿌리치고 당기위 절차강행을 위해 갖가지 작전을 짜내느라 골몰중인데 주류측 당기위원만 장소를 옮겨 전격처리하는 방법, 소석쪽의 실력동원에는 같은수단으로 맞서자는 주장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재야운동권의 측면지원을 기대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악역맡기 모두꺼려>
○…양김진영의 공세가 강화되자 비주류쪽은 반김라인을 구축하긴 했으나 이의원징계문제에 있어선 역시 이의원자신외엔 다소 소극적인 양상.
이의원쪽은 불길이 직접적으로 번져오자 비주류 다른계파에 원군을 요청하는 한편 자체 대책마련에 다급해하면서도 아직은 『정말로 제명까지 몰고가겠다는 것이냐』고 주류의 제명의지 강도엔 의구심을 품고있다.
우선 신임 김당기위원장이 이번 인선에 불만을 품고있어 신속한 조치를 꺼리고 있다고 보고있다.
실제 징계강행이란 「악역」을 대부분 꺼려 당기위원장 인선 자체가 매우 어려웠으며 김위원장 자신도 즉각 불평을 토로할 정도였다.
이의원쪽은 또 『같은 전라도 사람들끼리 이럴수 있느냐』는 가장 아픈 지역감정을 들먹여 여론을 조성한다는 측근들의 귀띔이다. 이미 호남일부지방에서는『제명은 상도동쪽에 맡기지 왜 앞장서나』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는것이 이의원측 주장.
이의원계의 단계별 저지 작전으로는 당기위마비 또는 두김씨와 6인위에 대한 맞고소, 당원동원 당사점거 또는 두김씨 자택농성등이 설왕설래되고 있으며 두김씨에 대한 전력폭로전과 두김씨 규탄대회등 「실력대결」과 「정치대결」을 동시에 구사하는 방법도 검토되고있다.
이의원은 당기위 첫소집과 때를 같이해 기자회견을 가질예정이며 그것을 신호탄으로 정풍파와 비주류각계파도 기자회견·성명전등으로 두김씨를 매도하고 나설 움직임이다.<태도모호해 중재포기>
○…반김세력의 가강 유력한 반격수단으로 나온 것이 지구당개편대회를 강행한다는것.
송원영의원은 주류측의 끈질긴 만류에도 불구, 30일 계획대로 대회를 강행할 예정이며 중도의 이기택계도 송의원대회를 지켜본뒤 대회를 치를 예정.
최상덕 조직국장은 『4월초10∼15개 지구당이 대회신청을 해올것으로 본다』고 장담할 정도.
이와함께 반김측은 김영삼후보에 맞설 총재후보 단일화작업을 벌이고 있어 주목.
김재광의원이 활발한 접촉을 벌이고 있으며 이기택부총재도 만만찮게 도사리고 있는데 정풍파족은 이총재 재추대움직임.
이총재는 아직 모호한 태도에서 오락가락하고 있는데, 주류일각에서는 『그래도 결국돌아올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으나 김고문과 이총재사이의 협상역을 맡았던 홍사덕전대변인은 27일 다시 이총재를 찾아 설득한뒤 『이제는 더이상 어쩔수 없다. 내 할일은 다한것 같다』고 중재포기를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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