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개벽' 전봉준투쟁단 入京 직전…경찰 불허 방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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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봉준투쟁단 트랙터 시위 농민들이 서울을 향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전봉준투쟁단 트랙터 시위 농민들이 서울을 향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녹두장군 전봉준의 미완의 꿈은 이뤄질까.

농기구를 앞세운 영ㆍ호남 농민들로 조직된 '전봉준투쟁단'이 25일 오전 서울의 관문인 경기도에 진입했다.

경남 진주를 출발한 '동군'과 전남 해남에서 출발한 '서군'은 이날 오후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서울 진입을 시도할 예정이다.

전봉준투쟁단의 상경은 지난 15일 진주와 해남을 각각 출발한 지 열흘 만이다.

시속 30㎞에 불과한 트랙터를 타고 국도를 이용해 전국을 가로질러 올라왔다.

투쟁단은 이후 서울요금소를 통과해 오후 5시쯤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 세종로소공원에서 농민 1000여 명이 참여하는 농민대회를 열 계획이다.

경찰은 농민들의 상경 차단에 나섰다.

'요금 미납 차량 집중단속'을 이유로 경부고속도로 서울 톨게이트 차로를 일부 폐쇄하고 차량 통제를 시작했다.

경찰은 교통 불편 등을 내세워 농민대회 금지 통고를 내리고 농민들과 트랙터의 서울 진입을 차단하기로 했다.

한국도로공사도 전봉준투쟁단의 트랙터가 서울요금소에 진입할 경우 경찰력을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도로공사는 "트랙터의 고속도로 진입은 불법행위"라며 "다만 트랙터를 트럭에 싣고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것은 합법적이므로 제재하지 않겠다"고 했다.

전봉준투쟁단은 경찰의 차단 방침에 반발하며 서울 진입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물리적 충돌도 우려된다.

투쟁단을 조직한 전국농민회총연맹은 "도로변이 아닌 공원에서 열리는 집회마저 금지하는 것은 헌법 유린행위"라며 "투쟁을 통해 신성한 권리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5일에도 농민들이 1톤 트럭 50여 대에 나락을 싣고 정부서울청사로 향하자 경찰은 한남대교 남단에서 이를 막았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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