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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보다 더 무서운 합병증 '당뇨발'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김선영 기자]

지난 해 국내 당뇨병 진료 환자 수는 258만 명에 이른다. 당뇨병 전단계인 공복 혈당 장애를 겪는 환자까지 포함하면 전체 당뇨 환자 수는 10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당뇨병 환자 수가 늘어날수록 합병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발에 궤양, 괴사, 감각·운동·자율신경 손상이 발생하는 당뇨병성 족부병증, 이른바 ‘당뇨발’이 대표적이다. 발 궤양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다리 일부를 절단할 수 있어 예방 및 관리가 필수다. 대전선병원 족부정형외과 김준범 과장의 도움말로 당뇨발의 증상과 예방법을 알아본다.

사진 중앙포토

당뇨병 환자 4명 중 1명은 당뇨발

당뇨병성 족부병증은 당뇨병 환자의 발에 생기는 모든 문제를 총칭한다. 발의 피부나 점막조직이 헐어서 생기는 발 궤양이 대표 사례다. 당뇨병으로 인한 신경병증이나 말초혈관질환이 발 궤양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킨다.

당뇨병 환자의 4분의 1 정도가 당뇨발을 앓는다. 이 중 20%가 다리 일부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발은 대부분 사소한 피부 손상에서 시작되지만 병이 악화하면 치료가 쉽지 않다.

당뇨병성 족부병증의 한 증상인 신경병증은 감각 및 운동, 자율신경 손상으로 구분할 수 있다. 당뇨병으로 감각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발에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나 발저림, 화끈거림, 따끔따끔함, 조임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은 양쪽 발에서 동시에 나타나는데, 낮보다는 저녁에 쉴 때나 자는 동안에 심해진다.

운동신경 문제 생기면 갈퀴발로 변형

통증이나 냉온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감각이 저하돼 사이즈가 맞지 않는 신발로 인한 압력을 잘 느끼지 못하면 발에 상처가 생기기 쉽고 이를 발견하는 것도 늦어진다.

운동신경에도 이상이 생길 수 있다. 발에 있는 작은 근육들의 작용에 문제가 생기면 두 번째와 세 번째 발가락이 움츠러드는 갈퀴발로 변하게 된다. 발 모양이 변해 그 부위에 지속적인 압력이 가해질 경우 굳은살이 생기고 출혈이 발생한다. 결국 피부조직이 파괴돼 궤양으로 악화한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자율신경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자율신경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일어나는 땀 분비나 심장 박동, 혈압, 혈관 수축 및 확장 같은 여러 신체활동을 조절한다.

이 신경이 손상되면 발에 땀이 잘 나지 않아 피부가 건조해지고 갈라진다. 갈라진 피부 사이로 세균이 침투할 경우 피부뿐만 아니라 피하조직, 근육, 뼈와 같은 깊은 부위까지 심각한 감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감염증이 생기면 감염부위가 붉게 부어오르고 열감이 생기며 누르면 통증이 발생한다.

혈액순환 장애로 상처 잘 낫지 않아

발 궤양을 앓는 당뇨병 환자의 약 3분의 1은 말초혈관질환을 갖고 있다. 당뇨병 환자에게 동반되는 말초혈관질환은 무릎 동맥 아래 부위의 가는 동맥에 생긴다. 당뇨병이 없는 사람의 질환과 비교했을 때 정도가 훨씬 심하고 범위가 넓다.

말초혈관질환으로 혈액순환 장애가 있으면 걸을 때 종아리가 당기고 아프거나 경련,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혈액순환 장애가 심해질수록 짧은 거리를 걸을 때도 증상이 발생한다. 다리와 발의 피부는 창백하고 차가워진다. 근육이 위축돼 다리가 가늘어지고 털이 빠지기도 한다.

증세가 심할 땐 발가락 끝의 색깔이 검게 변할 수 있다. 상처 부위로 혈액이 잘 전달되지 않으면 영양·산소 공급이 감소해 발 궤양이나 감염증이 잘 낫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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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 시 통풍 잘되는 신발 신고 항상 청결 유지해야

당뇨발은 대부분 사소한 피부 손상에서 시작되는 만큼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발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관찰해 당뇨발 발생을 사전에 예방하는 게 가장 좋다.

당뇨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상시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을 정상범위로 유지해야 한다. 매일 발을 깨끗하게 씻은 후 상처, 굳은살, 티눈이 생기진 않았는지 잘 확인해야 한다.

외출 시에는 발이 편하고 통풍이 잘되는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발톱은 너무 짧거나 길지 않게 일자로 자르고 발이 건조하지 않도록 보습제를 꼭 발라줘야 한다. 발에 원활한 혈액순환이 이뤄지도록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는 피해야 한다.

특히 발에 굳은살과 티눈 부위가 빨갛게 변하거나 분비물이 있을 경우, 발톱이 피부를 파고들었거나 발톱 부위가 붉게 변하고 부어오른 경우, 궤양의 크기가 크거나 염증이 의심되는 경우, 고열이 있고 통증을 느끼는 감각이 저하된 경우, 발이 비정상적으로 차거나 경련, 쑤시는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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