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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섭외 달인, 번역 달인 모여라…대구 다사고 TEDx 동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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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은·김민규

[사진=TEDx다사고 페이스북]

[사진=TEDx다사고 페이스북]

고교생의 하루는 숨 돌릴 틈도 없이 바쁘다. 시험과 수행평가를 하며 바쁘게 지내다 보면 학교에서 사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가끔 일상을 벗어나 색다른 경험을 추구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강연회를 직접 여는 친구들이다. 그들이 모여있는 곳! 지금부터 다사고 TEDx 동아리를 소개하려 한다.

TEDxYouth@DasaHigh를 소개합니다

-TED(테드)가 뭐야?
TED는 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의 약자로, “Ideas Worth Spreading(퍼뜨릴만한 아이디어)”라는 슬로건 아래 주제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발표를 하는 국제적인 강연회다.

-TEDx(테드 엑스)가 뭐야?
TED를 주최하는 TED LLC로부터 라이센스를 받아 주어지는 가이드라인에 맞춰 열리는 지역적인 규모의 강연을 말한다.

-TEDxYouth@DasaHigh가 뭐야?
고등학생 신분으로는 대구시 최초로 TED LLC에서 라이센스를 받아 자발적이고 독립적으로 TEDx 강연를 기획하고 주최하고 있다. 2014년에 창설돼 지금까지 6번의 강연을 개최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다사고 TEDx 동아리의 6회 강연회 준비 과정을 낱낱이 파헤쳐보자!

주제를 정하기 위해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주제를 정하기 위해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테드 강연회 기획의 첫번째는 '강연회 주제 정하기'이다. TEDx의 주제는 TED의 취지대로 어떤 분야라도 적절한 주제여야 한다. 적합한 주제를 찾기 위해 모두의 의견이 필요했다. 마치 공모전처럼 각자의 아이디어를 쪽지에 적어 내게 하고, 투표를 통해 주제와 소주제를 선별했다.

우리가 이번 6회 주제로 정한 “. , ! ?”는 문장부호라는 의미 말고도 쉼, 끝, 깨달음, 궁금증 등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한편으론 너무 추상적이라고 생각돼 소주제가 필요했다. 소주제인 “지금 어디쯤인가요?”라는 질문을 보면 지금까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것처럼 들린다. 그것이 연사든, 청중이든 말이다.

강연회 주제, 청중과 함께 할 아이스브레이킹 게임을 정한 후에는 부서별로 일을 맡아 진행한다. 각 부서의 특징과 하는 일을 알아보도록 하자.

소통의 달인, 연사팀
TEDx의 메인이벤트인 강연을 컨트롤하는 부서가 바로 연사팀이다. 연사팀에서는 연사를 모집한 뒤 지원서와 강연 내용을 검토하고 면접을 통해 최종 강연자를 선발한다. 이 면접에서 만큼은 모든 부원들이 서울대 입학 사정관을 방불케한다. 학생 연사를 뽑은 뒤에는 연사와 끊임없이 연락을 주고받으며 강연 대본을 재구성하고 그에 맞게 강연 자료를 제작한다. 또한, 학생 연사 뿐 아니라 전문가 연사를 섭외하기 위해 수많은 연락이 필요한데 연락만큼이나 많은 거절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므로 유리 심장이라면 이 부서를 피하길 권고한다. 연사와의 호흡을 맞추기 위해 강연을 준비할 때 가장 바빠지는 팀이기도 하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을 만나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하고 친분을 쌓을 수 있는 곳이기에 일에 있어 많은 보람과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인내의 달인, 디자인팀

강연회를 여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가 연사를 모집하고 청중을 모집하는 일이다. 이때 없어서는 안 되는 팀이 바로 디자인팀으로, 연사모집과 청중 모집을 위한 포스터를 제작하고 행사 당일에 쓸 팸플릿, 명찰 그리고 무대 설치를 담당한다. 디자인팀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디자인 능력 다음으로 인내가 필요한데 그 이유는 부원들로부터 끊임없는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수정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무 번 이상의 피드백과 수정을 거치고 나서야 강연회 포스터가 완성되었는데 너무 많은 피드백에 지쳐 디자인 담당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나 내일은 찾지 말아줘.”

후작업의 달인, 미디어팀

강연회 영상을 편집하는 미디어팀 부원.

강연회 영상을 편집하는 미디어팀 부원.

TEDx의 강연 내용들은 모두 영상으로 녹화되어 공개된다. 무작정 그대로 공개할 수도 없고, 여러 조건에 맞춰 편집한 후에야 올릴 수 있다. 미디어팀은 강연회에서 사진과 영상 촬영을 하고 이후 편집하여 공개한다. 이 외에도 홍보 영상을 제작하기도 하고 강연회 중 사용될 영상을 미리 준비하는 등 영상이란 모든 영상을 제작, 관리한다. 강연회를 준비하며 바빠지는 다른 부서와 달리 강연회가 끝나서야 녹화영상 편집에 더 바빠지는 특이한 팀이다.

알림의 달인, 홍보팀

TEDx 다사고의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tedxyouthdasahigh

TEDx 다사고의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tedxyouthdasahigh

모든 행사가 그렇듯이, 관객이나 청중은 그냥 오지 않는다. 홍보 없이는 행사가 있는지조차 알기 어렵다. TEDx 강연회 역시 예외가 아니며, 홍보팀이 강연에 오는 청중의 수를 책임진다. 또한 디자인팀이 제작한 포스터는 홍보팀의 손을 거치지 않으면 아무 쓸모가 없다. 전체 홍보를 담당하는 것 말고도 SNS상에서 TEDxYouth@Dasahigh 페이스북 페이지를 관리하고 있으며 강연회 정보와 더불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만능 달인. 캠페인팀
이름과 같이 강연회를 연다고 강연회만 열지는 않는다. TEDxYouth@Dasahigh은 그 외에도 의미 있는 활동들을 여럿 진행하고 있으며, 캠페인팀이 이를 담당하고 있다. 이름처럼 대개 캠페인 형식으로 진행하지만, 진행 방식에서 창의력을 요한다. 이런 역할 때문에 강연회 전후라고 일이 없느냐? 그렇지는 않다. 아이디어를 내뱉는 능력으로 기획을 담당할 때도 있으며, 부수적인 일을 도맡아 한다. 이번 강연회에선 청중 신청을 관리하며 간식 제공 스폰서를 따냈다.

영어의 달인, 번역팀
TEDx강연은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사람들에 의해 열리지만 'Ideas worth spreading'이라는 이념에 맞게 기본적으로 영어 자막을 지원한다. 연사들의 영상마다 영어 자막을 써넣는 일이 주 업무인 번역팀은 다른 부서와 달리 강연회가 끝난 뒤 바빠지기 시작한다. 강연 번역을 위해 영어 능력은 필수이며 어느정도의 재치도 필요하다. 강연회 준비 기간엔 사회자의 대본을 도맡아 작성해야 한다.

총괄과 쩐의 달인, 감독·사무 회계
동아리를 총괄하는 라이센시는 맡는 일에 비해 손이 부족하다. 이를 지원하는 두 명, 감독과 사무 회계가 있다. 감독은 전체적인 진행 상황을 정리하여 앞으로 나아갈 길을 잡아주며, 회의를 준비한다. 사무 회계는 준비에 필요한 예산을 관리하며, 신청된 청중들의 명단을 정리하는 일을 맡는다. 이번 6회 강연회에서는 특히 스폰서를 담당해 감독·사무 회계가 간식을 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었다. 스폰서의 경우 가게로부터 물건을 제공받고 가게를 홍보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TEDx의 리더, 라이센시
TED 본사로부터 직접 라이센스를 받아 강연회를 개최할 자격을 얻어 강연회 기획, 총괄한다. 강연회 장소 및 스폰서를 구해서 제공받기도 한다. 회의 진행, 전체적인 관리 등 동아리의 리더 역할을 하며 부원들에게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제시한다.

다사고 TEDx 동아리 부장 강채원(18) 학생을 만나 더욱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준비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나.
"스폰서 구하기랑 아이스 브레이킹 기획이 제일 어려웠다. 작년에 있던 기획 전담 부서가 사라져 대신 모든 부원을 기획에 참여시켰는데, 후배들과 초반에 어색하다보니 의견이 잘 나오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스폰서를 구하는 건 더욱 어려웠다. 특히 이번 강연회 장소인 아트팩토리 청춘에서 후원을 받는 데 연락이 안 되고 메일을 잘못 보내는 등 일이 꼬이고 꼬여서 절망하다가 겨우 스폰을 받을 수 있었다. 예정 날짜도 문제였는데, 진행되던 공사 뒷정리가 필요해 먼저 홍보된 날짜보다 2주를 미뤄 행사를 열게 되었다."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힘든 점도 있을 것 같은데.
"재밌는 동시에 다 힘들다. 특히 힘들었던 것은 부원들을 이끌어가는 것이었다. 작년부터 기획부서가 사라져 그 부담이 후배들에게 전가된 것이 큰 문제인 듯했다. 그리고 회의 주제들이 개별적이지 않은데 각각 따로 진행한 것도 착오였다. 심지어 시험기간과 겹치기도 했다. 모든 부원들의 의견을 수용해야만 한다는 생각, 특히 경험이 부족한 후배들이 기획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원인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부원들의 의견을 잘 알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TEDx 동아리의 전망은 어떨 것 같은지.
"전형적인 강연의 모습만 추구하기보단, 청중들이 원활하게 소통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 매회 발전하는 강연을 열 것이다. 또한 기획하고 있는 것 중 하나로 KYTA(Korea Youth Tedx Association)가 있다. 대구 내 다른 TEDx 동아리와 연대하여 함께 강연회를 열고 싶어 준비하는 중이다."

-앞으로 동아리를 이끌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후배들이 자부심을 가졌으면 한다. TEDx 부원이 된다는 것은 높은 경쟁률을 뚫고 들어와 많은 과제를 스스로 해결해나간다는 의미이다. 또, 일을 할 때 더 기쁜 마음에서 할 수 있다. 그리고 주어진 일의 마감기간은 반드시 지켜주면 좋겠다. 부원 전체가 소통하며 준비해나가야 목표를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기에 한 쪽이라도 미흡해선 안 된다. 마지막으로, 할 수 있다면 시키지 않아도 자원해줬으면 한다. 부원들의 의견은 어떻게든 도움이 될 것이니까.

이렇게 모든 부서의 손길을 거쳐 지난 9월 10일, 고교생이 직접 기획하고 준비한 TEDxdasahigh의 강연회가 대구 아트팩토리 청춘에서 열렸다.

무대에서 강연하는 덕원고 장준서 연사.

무대에서 강연하는 덕원고 장준서 연사.

TEDx의 사회를 본 성서고 이준혁(왼쪽)과 다사고 최성민 학생.

TEDx의 사회를 본 성서고 이준혁(왼쪽)과 다사고 최성민 학생.

기획 뿐 아니라 무대도 다사고 TED 부원들의 세심한 손길에 의해 완성되었다.

강연회의 사회자 역시 학생들이다. 심지어 사회자 중 한명은 수능을 앞둔 고3. 이 둘은 10대를 저격하는 재밌는 진행으로 이 날 TEDx 강연회의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이 날 무대에서는 세 명의 학생 연사가 나와 자신이 준비한 강연을 펼쳤다. 최태경(대구 계성고 1학년) 연사는 ‘여러분의 꿈들은 안녕하십니까?’를 주제로 꿈에 대해 강연을 진행했고, 박진혁(김해외고 2) 연사는 ‘세상을 바꾸는 따뜻한 힘, 적정기술’을 주제로 우리 지구촌의 문제를 적정기술로 풀어나갔다. 또, 장준서(대구 덕원고 1) 연사는 ‘우리가 만드는 학교, 우리가 만드는 세상’을 주제로 왜 학생들이 청소년 참여권에 관심을 가지고 직접 목소리를 내야 하는지에 대해 얘기했다.

나이테 토크쇼(나에게만 이야기해줘 TEDx)
사연을 적어내기에는 다소 짧은 쉬는 시간이었지만 많은 사연들이 청중들로부터 들어왔다. 진로, 학업, 가정사, 이성문제 등 다양한 사연에 대해 사회자의 재치 있는 멘트로 토크쇼를 이어나갔다.

빵은 이야기를 싣고. 어라운드 톡
강연회라는 말에 몇시간동안 앉아 강연만 듣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다사고 TEDx는 다르다. 스태프와 청중이 섞여 앉아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어라운드 톡이 있기 때문이다. 이 시간에는 아무에게도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풀어놓기도 하며 서로 공감을 통해 나이, 학교와 상관없이 친구가 된다.

열심히 활동한 당신, 마셔라. 옵bar
4시간동안의 강연을 함께 할 청중을 위해, TEDx는 갈증을 해결해줄 음료를 제공하였다. 그 이름하야 '옵bar'. '그녀를 잊을 수 있을만큼 독한 걸로'처럼 메뉴 이름마저 비범하다. 물론 음료는 이름과 달리 건전하게 제공되었다.

“찍습니다~ 하나~ 둘~” 포토존
마치 텔레비전 속에 들어간 듯이 즐거워하며 포즈를 취한다. 쉬는 시간, 청중과 스테프 너나 할 것 없이 포토존에서 함께 사진을 찍으며 그날을 추억했다.

수고한 모든 스태프들을 위해 강연 뒤에는 그들만의 자축 파티를 가졌다. 5개월간의 긴 여정이 끝났다는 기쁨과 너무 빨리 끝나버린 듯 한 아쉬움이 겹치는 시간이었다, 2차는 어디? 말 안 해도 모두 아는 그 곳, 바로 거기 노!래!방!

여기까지가 다사고 TEDx의 이야기이다. 다사고 TEDx외에도 많은 학교의 학생들이 TEDx를 운영하고 이같이 강연회를 연다. 운영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멋진 무대를 만들기 위해 열의를 다한다. 누군가 공부에 집중해야 할 텐데 헛된 노력이 아니냐고, 고등학생이면 공부해야지라고 나무란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몸소 체험하며 배우는 것이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 앉아 공부만 하는 것 보단 훨씬 나을 거라고.

글·사진=정다은·김민규(다사고 1) TONG청소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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