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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J카페] 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CFO?

중앙일보

입력

아마도 김 빠진 사이다나 콜라만큼 세상에 맛없는 것은 없을 겁니다. 최근 음료 회사들이 자신들의 '원형'이라 불릴 만큼 중요한 요소였던 설탕과 이별을 선언하기 시작하더니 이젠 아예 '변신'에 나섰습니다. 바로 '건강음료'라는 새로운 카테고리인데요. 음료수 회사들의 이런 움직임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건강음료 회사 사고

파이낸셜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일제히 미국 음료회사인 닥터페퍼 스내플 그룹의 기업 인수·합병(M&A) 소식을 전했습니다. 우리에겐 '세븐업'과 '닥터페퍼'로 유명한 음료 회사지요. 이 회사가 현금 17억 달러(약 1조9900억원)를 들여 사들이기로 한 회사는 '바이 브랜드(Bai Brands)'입니다. 미국 뉴저지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 회사는 2009년 설립된 곳으로 탄산음료와 코코넛 워터, 무설탕 콜라나 차(茶)류를 팔아왔죠. 닥터페퍼 스내플은 이 회사와 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2013년의 일입니다. 바이에 음료를 판매해오다 '가능성'을 보고 인수를 결심한 것이지요.

[사진 저스틴 팀버레이크 트위터]

[사진 저스틴 팀버레이크 트위터]

닥터페퍼 스내플의 래리 영 최고경영자는 "무인공감미료에 저칼로리, 훌륭한 맛까지 겸비한 음료 개발을 지속하고 있는 바이 브랜드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바이 매출이 올해 2억3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배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내놨습니다. 닥터페퍼 스내플은 바이 광고에 2500만 달러를 쏟아부을 예정이라는군요. 바이의 매출이 2018년쯤에는 5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호언장담도 내놨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유명 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바이의 '맛'을 담당하는 CFO(Chief Flavor Officer·최고 맛 담당책임자)라는 점입니다.

공교롭게도 펩시 역시 M&A 소식을 시장에 알렸는데, 펩시가 품은 회사는 '케비타(KeVita)'입니다. 케비타는 '콤부차'로 최근 인기몰이를 한 회사입니다. 콤부차는 일종의 건강발효음료로 사람에게 유익한 종균을 홍차나 녹차에 넣어 배양한 것으로 발효 과정에서 항생물질이 생겨난다고 합니다. 2010년 설립된 케비타는 이 콤부차를 계기로 고공행진을 거듭해 미국 콤부차 시장 2위 회사로 자리를 잡았다고 합니다. 펩시는 인수가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블룸버그는 M&A 규모가 2억5000만 달러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도했습니다.

[사진 닥터페퍼 스내플 홈페이지 캡처]

[사진 닥터페퍼 스내플 홈페이지 캡처]

설탕 빼고

음료수 회사들이 이렇게 '건강음료'로 눈을 돌린 데에는 소비자들의 입맛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달콤한 것은 좋지만 건강에는 해롭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이 전보다 음료수를 덜 찾기 시작한 것이지요. 여기에다 설탕이 비만과 당뇨를 불러오는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설탕세'까지 도입되는 분위기마저 생겨난 것도 동기가 됐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당분이 섞인 음료수에 20%에 달하는 세금을 매기자는 '설탕세'를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펩시와 코카콜라라는 앞다퉈 설탕 줄이기에 나섰지요. 코카콜라는 세계 2위 콩음료 회사인 아데스를 인수하면서 사업의 저변을 넓혔습니다. 펩시는 2025년까지 판매하는 모든 음료수의 칼로리를 100㎉대(350㎖ 용량 기준)로 낮추기로 했습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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