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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키즈] '꼬마 뱀파이어, 나타나다!'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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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꼬마 뱀파이어, 나타나다! 외/앙겔라 좀머 보덴부르크 글/아델리 글링케 그림, 조경수 옮김/비룡소, 전4권, 각권 7천원

뽀족한 이를 드러내는 무시무시한 흡혈귀가 어느날 나의 친구가 된다면? 책도 함께 읽고, 엄마.아빠가 집에 없는 틈을 타 놀이동무가 된다면?

1979년 독일 작가가 쓴 이 작품은 안톤이라는 꼬마가 공동묘지 납골당에서 가족과 함께 사는 꼬마 뱀파이어 뤼디거와 친구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인간과 뱀파이어가 친구라니, 그 사이에 일어나는 에피소드는 상상을 초월한다.

위가 예민해 단 것을 먹으면 괴롭다는 뱀파이어. 호기심에 꼬마 곰 젤리를 입안에 넣었는데 연신 기침을 해댄다. 걱정스러운 안톤이 "사과 주스는 마셔도 되니"라고 묻자, "나를 독살시킬 셈이냐"고 되묻는 뤼디거.

이 악동 뱀파이어는 인간 안톤과 너무 친하다는 이유로 보금자리인 공동묘지에서 쫓겨나고선 안톤네 지하실로 이사 오겠다고 고집을 부리기도 한다. 또 엄마.아빠와 함께 가는 휴가는 따분할 것이라고 여긴 안톤은 뤼드거에게 시골 농장에서같이 시간을 보내자고 설득하는데, 이 꼬마 뱀파이어는 급기야 기차까지 타본다.

서양 이야기에서 으레 악을 상징하는 뱀파이어가 이 책 속에선 귀여운 악동의 이미지로 나온다.

책 곳곳에 핏자국 같은 빨간 잉크를 일부러 박아넣었지만 이마저도 깜찍한 장식처럼 보인다. 이런 매력 때문인지 '못 말리는 꼬마 뱀파이어' 시리즈는 독일 현지에서 16권까지 나왔으며, 지난해에는 TV 시리즈로 제작돼 유럽 전역에 방영됐기도 했다.

한국에선 그중 네권이 번역됐다. 뱀파이어라는 소재를 다루되 부모보다 또래 친구를 더 좋아하고, 그래도 한번 싸우기 시작하면 감정을 걷잡을 수 없어지는 아이들의 모습이 재미를 더한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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