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옥살이" 항의 4시간 동안|한강교 아치 꼭대기서 자살 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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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0일 상오 6시10분쯤 서울 노량진동 제1한강교 하행선 제1아치 꼭대기에 백수봉씨 (36·충남 논산군 광석면 광리 154)가 올라가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고 주장, 4시간동안 항의하는 소동을 벌였다.
이 소동으로 경찰이 상오 8시10분부터 교통을 완전 통제하다가 1시간만에 3차선으로만 통과시켜 차량이 제1한강교 입구에서 서울역까지 밀리는 등 출근길의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백씨는 한 손에 소형 도끼를 들고 「나는 속았다. 나를 왜 전과자로 만들었나. 억울하다. 분하다. 무력·권력·사법」이라고 쓰인 가로 2m, 세로 50㎝의 플래카드를 첫번째 아치에 붙인 뒤 출동한 경찰에게 『판사도 나의 진술을 들어주지 않았다』며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고 주장했다.
전과 5범인 백씨는 83년 『호남선을 폭파하겠다』는 협박 편지를 관계 기관에 보냈다가 검거돼 징역 1년6월을 선고받고 복역했었다.
경찰은 고가 사다리 차를 동원, 플래카드를 제거하고 전경·사복 경찰 등 1백50여명을 다리 주변에 배치, 백씨를 설득하다 상오 10시25분쯤 아치 밑 다리 위에서 전경 50여명이 그물을 펴들고 있게 한 뒤 사복 경찰 5명이 올라가 그중 1명이 백씨를 끼고 그물로 뛰어내려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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