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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 「양」에 비해 「내실」이 없다|학술 진흥 재단서 3백95곳 현황 조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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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국의 학회는 점차 전문화하는 추세 속에서 숫적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으나 막상 그 내용은 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학술 진흥 재단 (이사장 박일재)이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86년 말 현재 우리 나라 학회 수는 총 5백28개 학회로 집계됐으며 그중 3백95개 학회 현황이 파악됐다. 이는 1950년의 24개 학회, 60년의 78개 학회, 70년의 1백64개 학회, 80년의 2백75개 학회에 비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3백95개 학회 중 1950년 이전에 설립된 학회는 24개 학회에 불과하며 81년 이후 1백20개 학회가 새로 생겨났다.
분야별 학회수는 인문 (1백7개), 의약학 (79개), 사회 (70개), 이학 (48개) 등의 순.
그러나 학회의 기금 조성 현황을 보면 조사된 3백95개 학회 중 기금이 전혀 없는 학회가 2백8개 학회나 됐으며 기금이 조성된 1백87개 학회 중 3백만원 미만도 40개 학회나 됐다. 1억원 이상의 기금을 갖고 있는 학회는 6개 학회에 불과했다. 조사되지 않은 나머지 1백33개 학회 현황도 이보다 낫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학회 운영비도 조사에 응한 3백35개 학회를 기준으로 보면 연 5백만원 미만이 1백19개로 가장 많았으며 1억원 이상은 6개 학회에 불과했다. 연 5백∼1천만원 81개, 1천만∼3천만원 78개, 3천만∼5천만원 5개, 5천만∼1억원 16개 학회.
한편 지역별 학회 분포를 보면 서울 2백96개 (75·1%), 경기 29개 (7·4%), 부산 16개 (4·1%), 대구 14개 (3·5%), 충남 10개 (2·5%) 순으로 경인 지역이 82·5%를 차지, 심한 중앙 집중세를 보여주고 있다.
학회들의 국제 교류 현황은 3백95개 국내 학회가 외국의 4백66개 학회와 교류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 돼 1개 학회가 평균 1개 이상의 외국 학회와 관계를 맺고 있는 꼴로 나타났다. 교류국별로 보면 일본이 1백65개 학회로 단연 수위고 미국 1백8개, 영국 24개, 독일 18개, 프랑스 10개 학회 순.
3백95개 학회가 펴내는 정기 간행물은 연 1회가 1백72종으로 가장 많고 연 2회 1백33종, 연4회 81종 순이며 연 12회는 13종. 간행물을 내지 못하는 학회도 31개 학회로 집계 됐다.
회원 현황은 공학 분야가 5만2천2백92명, 인문 4만99명, 의약학 2만8천1백14명 등으로 집계됐으며 학회 수에 따른 평균 회원 수는 공학 분야가 1개 학회에 1천1백13명, 이학 4백62명, 농수해 4백8명, 인문 3백75명 순.
또한 학회 설립 추세는 한국 제임즈 조이스 학회·한국 도서관 정보 학회·한국 항만 경제 학회·대한 원격 탐사 학회·한국 병원 건축 학회·고려인삼 학회·한국 폐기물 학회 등 더욱 전문화·세분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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