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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시세 경신 열흘째…연초 비 30% 뛰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증권시장의 주가가 꼬박 열흘째 최고시세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20일 종합주가지수 3백23으로 최고치를 회복한 이래 단 하루 소폭 하락을 제하고는 연일 2포인트 내외의 오름세를 지속, 4일에는 3백44를 기록함으로써 연초보다 무려 평균 30%가 뛰었다.
워낙 상승 일로로 치닫다 보니 지난 2주 새 하락 폭을 보인 것이 5백여 종목 중「종목에 불과했다.
수직장세에 대한 불안감마저 감돌고 있는 상대다.
이처럼 주가가 오르는 이유에 대해 증권전문가들은『장이 나쁠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대답만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시세가 뛰는데 이유가 없을 수 없다.
무엇보다 이틀 새 7천48억 원이 몰린 삼미특수강 공모청약에서 드러났듯이 엄청난 부동자금이 흘러 다니고 있다는 점이다. 그 자금이 증권시장으로 흘러들어 올 것이라는데 대한 기대가 양을 들뜨게 하고 있다는 물이다.
2일 삼미 청약자금 환불이후 현재 1천여 억 원이 잔류돼 있지만 거기에 환 류 가능성이 큰 3천1백여 억 원 규모인 배당금, 3천여 억 원의 기존예탁금 등을 고려하면 증시자금은 엄청난 규모다.
세계적인 동시 고 주가 속에 대만·홍콩 등 여타 신흥공업국(NICS)들의 증시도 뜨겁긴 마찬가지.
외국인의 직접투자가 허용되고 있는 홍콩·싱가포르증시에서는 구미·일본의 기관투자자들이 몰려 우량 주, 최근에는 AIDS관련 주를 집중매입하고 있으며 우리와 같이 자본자유화를 앞두고 있는 대만증시에서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주가신장은 괄목할 만하다.
대만이 지난 연말대비 22·9%(2월말 기준), 홍콩과 싱가포르가 각각 12·1%, 19·6%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실적호전 주·저가 주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관리대상 품목에까지 매수 물이 붙었다.
연초만 해도 간신히 액면을 맴돌던 정풍물산이 최근 1천 원대로 갑절 오른 것을 비롯, 대동화학이 2주 새 56%가 올라 가장 많이 오른 종목으로 꼽혔다.
이밖에 삼화·삼성제약·동산유지 등도 인기 주로 부상.
관리대상품목이 이처럼 관심대상이 된 데는 몇몇 기업들이 회생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데다 바닥세인 주가가 구미를 당긴 때문.
그러나 일단 상장폐지기준에 들어 있는 종목들인 만큼「절대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증권거래소는 3일자로 광업제련과 삼호·한양 등을 관리대상에서 제외하고 4일 세풍을 새로 관리대상에 묶었다.
대폭적인 수익호전에도 불구, 12월말 결산기업들의 배당은 기대이하였다.
차등배당회사의 감소 등으로 배당금규모는 3천1백94억 원으로 20%가 늘어났지만 배당을 실시한 2백2개 사의 평균배당률은 지난해보다 0·5%포인트 올라간 11·1%에 그쳤다. 차등배당이 줄었다는 것은 호경기로 얻어진 과실에 대주주들이 손을 내밀었다는 얘기다.
또 실적을 기준하기 보다는 공 금리나 타사수준에 맞추려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그런 중에도 한국화장품이 22%, 맥슨전자·고려화학·반도스포츠가 20%의 과감한(?) 배당을 했으며 동양화학이 15% 중 7·5%를 주식으로 배당, 수익률로 따져 45%의 배당을 하여 주주들을 기쁘게 했다.
반면 배당을 전혀 못한 회사도 31개에 달해 명암이 엇갈렸다. <박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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