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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신춘문예 희곡 3편 무대 오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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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올해 신춘문예공모에서 당선된 3편의희곡이 동시에 무대에 오르게 된다. 극단「민중」은 오는12일부터 17일까지 샘터 파랑새극장에서『폭설』(정미경 작·중앙일보 당선),『실내 극』(장정일 작·동아일보 당선), 『기묘한 G선』(박미전 작·한국일보 당선)을 공연한다.-
이들 신인들의 작품은 각각 35∼40분씩으로 꾸며져 연속해 무대에 올려진다.
신춘문예당선작의 무대화는 60년대 유치진씨의「동랑레퍼터리」극단에 의해 시작되어 드라마센터에서 6년간 계속되다가 중단되었다. 그후 「민중」「국립극단」등에 의해 간간이 맥을 이어왔다.
극단 「민중」은 올해부터 신인작품발표 무대를 연례적으로 갖기로 했다.
신춘문예 당선작의 공연은 신인 희곡작가에게 그들의 작품이 무대화된 것을 보여줌으로써 창작의욕을 북돋는 한편 연극계로서는 신인작가의 가능성을 점쳐 보는 기회가 된다.
연극계에는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나서 작품활동을 계속하지 못하고 실종(?)되는 신인들이 많아 신인들의 작품을 무대화하고 창작극도 활성화시키기 위해 신인작품발표무대를 넓혀야 한다는 요구가 있어 왔다.
그러나 여러 가지 여건 때문에 이러한 발표기회가 잘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번에 무대에 올리는 3편은 소극장 무대에 올리기 적합하고 충실한 내용을 가진 작품들이다. 고도의 상징과 상황 극적 요소를 가진 신선한 작품들이다.
정미경 씨의 『폭설』은 인간의 기다림과 운명의 문제를 농도 짙게 그린 작품으로 평가되었다. 감옥에 간 남편을 기다리는 여인 앞에 감방에 같이 있었다는 한 남자가 나타난다. 노망든 시어머니는 그 남자를 아들이라고 한다.
이 남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여인은 새로운 생의 가능성을 느끼지만 체념과 기다림의 운명이 가지는 질긴 끈도 알게 된다.
장정일씨의 『실내 극』은 상황 극이다.
아들이 도둑질해서 돈을 어머니에게 주고 교도소로 간다.
이러한 상황이 몇 번 반복되다가 이번에는 어머니가 도둑질하고 교도소에 가고 아들이 돈을 쓴다.
이들은 나중에 교도소에 있는 것이 더 편하다며 함께 도둑질한다. 그들은 경찰에 의해 잡혀가기를 기다리는데 경찰이 나타나지 않아 오히려 초조해진다.
어머니와 아들이 함께 도둑질하고 교도소에 가 있는 것이 오히려 편하게 느껴진다는 것에서 관객들은 나름대로의 해석이 가능해진다. 현실에 대한 강한 발언이 도둑질과 교도소행이라는 외면 속에 담겨 있다.
박미전 씨의『기묘한 G선』은 미국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한 남녀를 그리고 있다. 박씨는 재미교포다. 순종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하던 여인은 미국인 남편에게 버림받는다. 엘리트로 자부하던 한 남자는 미국에서 자기위치를 전혀 확보하지 못해 방황한다. 그들이 뉴욕지하철 G선에서 만나 그들이 넘지 못한 벽에 대해 이야기한다. <임재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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