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 5개월 만에 최저

중앙일보

입력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가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1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는 전날보다 6.7원 하락한 1175.9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6월27일의 1182.3원 이후 최저치다.

원화가치는 전날보다 1.8원 하락한 1171원으로 개장했다가 하락폭을 키우면서 장중 한 때 1178.5원까지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전날인 8일 1135.0원으로 장을 마감했던 원화가치는 이후 7거래일 만에 40.9원이라 하락했다. 9일부터 4거래일 연속 큰 폭으로 하락했던 원화가치는 15일과 16일 소폭 반등했지만 하락 추세를 거스르지 못했다.

이날 원화가치 하락에는 일본은행(BOJ)이 고정금리로 국채를 매입하는 공개시장조작을 시행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BOJ는 만기가 '1~3년', '3~5년' 남은 채권 중 2년물과 5년물 국채를 금리가 각각 -0.09%, -0.04%가 될 때까지 무제한 매입하기로 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시장금리가 크게 오르자 적극적인 대응태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엔화 가치와 원화를 비롯한 다른 신흥국 통화가 약세를 보였다.

트럼프 행정부 정책의 불확실성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흥국에서 돈을 빼고 있는 것도 원화가치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순매도 흐름도 원화가치 추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은 11월1일부터 16일까지 1조8000억원대의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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