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추대 된 이만섭 국민당 총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기쁨보다 「만수산 드렁칡처럼」얽힌 오늘의 정국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무거운 책임감만 절감케됩니다. 비록 적은 수의 의원이지만 국가장래를 결정 짓는 개헌문제에 있어 떳떳하게 국민의 편에 서겠읍니다』
23일 제4차 전당대회에서 만장일치로 2기 출범을 맞은 이만섭 국민당총재는 편치 않은 시국탓인지 흔쾌한 기쁨을 드러내지 못한 채 조심스러워하기만 했다.
불투명한 개헌정국과 국민투표·공천·선거 등 산적한 과제 속에 국민당은 전당대회를 열고 새 팀웍을 출범시켰지만 당의 기조나 컬러는 그대로다. 대통령직선제 당론도 그대로다.
-한때 합법개헌이 강력히 거론되면서 국민당의 내각제지지를 당연시하는 시각도 있었는데….
『솔직이 말해 우리 당 의원들 중 몇몇은 국회의원선거법만 공정히 고쳐진다면 호헌이나 파국보다 내각책임제가 진일보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국민당의 당론은 직선제며 나 자신부터 마음이 흔들린 적은 없었읍니다.』
-흔히 국민당의 약점 (?)으로 대권지향의 인물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데….『물론 나는 사심이 없읍니다.
또 대권이라는 것은 잡겠다고 잡을 수 있는 것도 아니거니와 국민이 심판하는 것 아닙니까. 그러나 신문기자출신이라고 해서 대권을 잡지 말란 법도 없는 것 아닙니까』 (이 대목에서 이총재의 톤이 높아졌다)
그는 그러면서 김종비씨의 영입문제에 대해서도 언급, 『그의 정계복귀여부는 전적으로 그 자신에게 달려있는 문제』 라면서 『그가 정치복귀를 선언하고 우리 당에 온다면 기꺼이 환영하지만 그러나 아직 단둘이 만나 얘기해 본적도 없고…』 김씨 자신이 적극성을 띠지 않는 한 영입은어렵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총재는 또 『민족중흥동지회 등 구공화당 계 인사에 대해서는 지난 총선에 이어 13대에서도 우선해 공천을 줄 생각』 이라면서도 『동지회는 고 박정희 대통령의 추모사업을 위한 순수한 민간단체로 남기 바란다』고 동지회의 정당화에 대해서는 탐탁치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당세 확장이 무엇보다 큰 과제일텐데….
『구공화당 뿐 아니라 신진인사 영입에 더욱 당력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13대선거에서 우리 국민들은 힘의 논리만 앞세우는 민정당이나, 길거리에서 강경 투쟁만 일삼는 신민당을 지지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신진인사의지명도가 약해서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재학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