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연봉 신재영, 눈물의 신인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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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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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프로야구 신인왕 신재영(27·넥센)은 저비용·고효율의 결정판이다.

올 27세 늦깎이 1군 데뷔해 15승
“고생한 어머니께 너무 죄송하다”

신재영은 1위표(5점) 93장 중 90장을 받아 최고의 신인으로 14일 뽑혔다. 그는 “이 자리에 서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고생한 어머니께 너무 죄송하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2012년 8라운드 69순위로 NC에 입단한 신재영은 지난해까지 아예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올해 1군에 데뷔하자마자 15승(7패)·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했다.

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으로 신재영의 올시즌 WAR(평균적인 선수와 비교한 승리 기여도)는 5.08(투수 6위)이다. WAR 1을 올리기 위해 각 구단은 수억 원의 돈을 쓴다. 올 시즌 투수 WAR 1위(6.644)인 헥터 노에시(KIA)의 연봉은 170만달러(약 20억원)다. 이걸 기준으로 하면 WAR 1의 비용은 3억원 정도다. 반면 프로야구 최저 임금(연봉 2700만원)을 받는 신재영의 WAR 1 비용은 531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

잠수함 투수 신재영의 주무기는 슬라이더다. 그의 슬라이더 구종 가치는 25.9로 리그 1위다. 김동우 넥센 배터리코치는 “신재영은 슬라이더를 던질 때 속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한다. 느린 슬라이더는 변화각이 커서 커브의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올해 신재영은 선발투수 중 가장 적은 볼넷(21개)을 허용했다. 빠른 공도, 강력한 변화구도 없었지만 그에겐 정확성과 효율성이 있었다. 신재영은 2016년 최고의 신인 선수일 뿐만 아니라 가장 실속 있는 선수였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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