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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트럼프를 아시나요? 재계 트럼프 인맥 찾기 비상

중앙일보

입력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되자 재계에도 트럼프 당선자와 연결고리 찾기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정ㆍ관계나 외교 분야와 마찬가지로 재계에도 트럼프 측과 인연이 있는 인사가 거의 없다. 각 기업이 이리 저리 수소문해 작은 단서라도 찾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로써는 트럼프 당선자와 직접 교류하는 재계 인사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2013년부터 한미재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측도 “전혀 인연이 없다”고 전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엄치성 국제본부장은 “현재로는 별다른 통로가 없지만 회원사 조사를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한미재계위원회를 활용한 접촉을 시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트럼프 당선자에 가장 접근이 용이해 보이는 기업은 한화그룹이다. 한화 그룹에 따르면 김승연 회장은 트럼프의 외교안보 자문단 유력자인 에드윈 퓰너 전 헤리티지재단 이사장과 오랜 인연을 맺어왔다. 김 회장은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을 아우르는 정관계 인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 회장은 2001년부터 한미교류협회장으로 활동하면서 퓰너 전 이사장을 처음 만났다. 미국의 대표적 보수주의자인 퓰너 전 이사장은 지난 8월부터 트럼프 선거운동본부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달 1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에서 퓰너 전 이사장을 만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최근 한국을 둘러싼 동북아 정세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한미 간의 오랜 동맹관계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도움을 달라”고 당부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캠프 내 몇 안되는 지한파로 알려진 퓰너 전 이사장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과도 친분이 있다.
트럼프 당선자와 옛 대우그룹과의 인연도 재조명되고 있다. 97년 대우그룹의 건설회사였던 ㈜대우의 건설 부문(현 대우건설)은 부동산 개발업자인 트럼프와 공동으로 뉴욕 맨해튼 유엔본부 인근에 초고층 건물인 ‘트럼프월드타워’를 건설했다. 대우는 이후 서울과 부산에 트럼프를 브랜드로 내세운 주상복합을 지었다. 당시 방한한 트럼프를 만난 업계 관계자들은 “활달하고 거침없는 부동산개발업자”로 그를 기억하고 있다.
신영균 전 대우조선해양(당시 대우중공업) 대표이사는 트럼프가 98년 6월 한국 찾았을 때 함께 옥포조선소를 찾아 견학을 진행했다. 신 전 대표는 “옥포에서 구축함 보여주었는데 구축함을 요트로 써보고 싶다고 말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현실성이 없는 일이지만 기발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듬해 5월 트럼프 당선자를 만난 이근포 전 한화건설 사장은 “부동산 업계에선 유명한 인물이었지만 대화를 많이 나누지는 않았다”며 “단순히 부동산개발업자라고만 생각했는데 대통령이 될 줄은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부동산 투자 전문업체 글로스타 김수경 사장은 2007년 종로 센터원 투자를 위해 트럼프를 만난 인연이 있다.“이것저것 재지 않고 화끈하게 자기 하고 싶은 얘기를 한 기억이 남는다”고 전했다. 김 사장은 “자신의 이름을 쓰려면 그에 상응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며 정도를 벗어난 지분을 요구해 협상이 결렬됐다”고 기억했다.
전영선·문희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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