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에 뿌린 눈물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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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천6백m 계주 마지막주자 김원준(김원준)이 혼신의 힘을 다해 스퍼트, 결승점에 선두로 골인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그대로 반 바퀴를 돌아나오자 목이 터져라 응원하던 동료빙상부원들이 일제히 링크에 뛰어들어 김을 얼싸안고 함께 흐느끼기 시작했다.
4일 하오 태릉국제스케이트장.
서울체육 중 빙상부가 전국남녀 중·고교대항 빙상대회에서 12년만에 종합우승을 따내고도 이 대회를 마지막으로 팀이 해체되는 비운의 순간이었다.
이창호(이창호)코치가 침통한 목소리로 선수들을 달랬다.
『팀이 해체되더라도 이왕 시작한 얼음판 인생이니 개인훈련이나마 각자 열심히 하거라. 특히 여름철 지상훈련에 힘써야 겨울시즌 때 후회 않는다는걸 명심하도록…』
2년뒤 똑같은 운명에 처할 서울체육 고 빙상부원 7명도 후배들을 위로하며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72년 비인기종목 활성화와 지도자육성을 목표로 창설된 두 팀이 해체케 된것은 서울시교위가 체육부의 서울올림픽메달 유망종목 집중육성방침에 맞춰 빙상을 서울체중·고 육성 종목에서 제외, 선수선발을 중단한 때문.
「동계스포츠의 꽃」 빙상이 88열기에 녹아 소멸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똑같이 육성종목에서 제외된 축구의 경우 인기종목인데다 학교 팀만도 2백여개나 돼 빙상과는 비교되지도 않는「자생력」을갖추고 있다.
『균형있는 종목 육성책이 아쉽습니다. 체육중·고 마저 빙상을 외면하면 우리가 발 디딜 곳은 어딥니까』
기숙사와 학비 혜택으로 특히 형편이 어려운 빙상재목감들의 요람역할을 해온 두 팀의 해체가 안타깝다는 빙상인들의 하소연이다.<당재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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