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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에 사라진 ‘트럼프 리스크’…국제 금융시장 일제히 상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제 금융시장이 하루만에 안정을 되찾았다. 9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4% 상승 마감했다.

채권·금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도 나타나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충격으로 하락 출발했다가 개장 30분이 지나기도 전에 상승으로 전환한 뒤 줄곧 강세를 유지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나란히 하락 출발했다가 각각 1.1% 오른 뒤 거래를 마쳤다.

유럽의 주요 증시도 한때 3% 이상 하락하기도 했으나 일제히 상승장으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의 FTSE 100 지수는 1.00%,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DAX 30 지수는 1.56%, 프랑스 파리 CAC 40 지수는 1.49% 각각 올랐다.

미국과 유럽 증시의 강세는 미국 선거 개표가 진행 중일 때 장이 열렸던 아시아 주요 증시가 폭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일본 도쿄의 닛케이평균주가지수가 5.36%나 떨어진 것을 포함해 한국 코스피(-2.25%), 홍콩 항셍지수(-1.95%), 대만 가권지수(-2.98%), 상하이종합증시(-0.62%) 등 아시아 주요 증시는 폐장할 때까지 ‘트럼프 리스크’를 떨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미국 언론은 “투자자들은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 때 시험 운행을 해 봤다”면서 “그때와 마찬가지로 투자자들은 대통령 선거가 사건이 아니라 절차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애초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당선되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져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봤다. 주식이나 원유, 달러 등에 대한 투자가 줄고 대신 국채나 금에 대한 투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 소식이 전해진 직후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났으나 오래가지는 않았다. 증시와 마찬가지로 원유와 달러도 약세로 시작했다가 강세로 마무리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0.6% 올랐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국채는 별로 인기를 끌지 못했다. 10년 만기 미국 재무부채권의 수익률은 2.047%까지 올라 1월 28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형성했다. 채권 수익률은 채권 가격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수익률 상승은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금도 초반에 강세를 보이다가 투자가 줄면서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0.1% 떨어져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리스크가 빨리 사라진 데다 트럼프가 통화팽창적인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채권 투자를 줄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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