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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절딛고 "화려한 재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지난해 12월 종합선수권 우승자인 김기택(25·제일합섬)이 제2회 탁구 최강전 남자결승 (1월31일·문화체)에서 안재형(동아생명)을 3-0(21-9. 22-20. 21-17)으로 꺾고 우승, 완벽하게 재기했다.
김이 대표팀에서 내쫓긴것은 지난해5월. 제1회 최강전에서의 극도의 부진에다가 오른쪽 어깨 및 목디스크 부상이 심해 라겟을 놓아야했다.
7년간의 대표선수 생활중 처음 겪는 탈락의 아픔. 그러나 김은 실의와 좌절에 빠지는 대신 영동정형외과에서 하루 2시간씩의 물리치료를 받으면서 자신의 탁구를 되짚어 나갔다.
6월 러버를 2mm짜리에서 4mm짜리로 바꿔 볼의 파괴력을 높이는 한편 고질적 약점인 백핸드 보강에 전력을 기울였다.
9월 아시안게임은 김에겐 기쁨의 환호와 함께 서러움의 눈물을 쏟아냈던 기간.「새까만 후배」들이 우승의 주역으로 숨막히는 찬사를 휘감을때 정작 세계선수권 8강에 두번이나 진입했고 대표팀 에이스였던 자신은 서울대체육관 관중석 한귀퉁이에서 박수나 쳐야했다.
청주에 있는 어머니 (김병숙. 53)가 TV를 보며 1주일내내 눈물을 홀렸다는 소식에 접한 김은 이를 악물었다.
10월17일부터 하루10시간의 본궤도 강훈에 들어간 김은 연말이되자 전성기때 이상의 실력을 갖추게됐다.「불완전한 속공」이 「교과서적인 속공」으로 다듬어진 것이다.
1월초 대표팀으로 다시 복귀한 김은 오는 19∼3월1일 세계선수권대회(인도)에서 한국팀의 에이스로서 정상에 오르는 것만이 그동안 가슴을 아프게 했던 주위 사람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하고 있다. <김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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