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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백60만명 수재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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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여러 댐 중에서 처음 건설된것은 삼문협댐이다. 착공은 1957년 4월. 1960년에는 총토공량 1백52만입방m,높이 1백6m, 길이 8백75m의 댐이 완성됐다.
현재 황토고원을 가다 보면 여기 저기에서 층층으로 된 밭을 볼 수 있다. 높이 1백m나 되는 곳까지 밭이 있어 놀라게 한다. 중국어로는 제전. 「사닥다리밭」이라는 뜻이겠는데, 엘리베이터를 「전제」라고 하는 것을 보면 그 뜻이 짐작된다.
그 제전에 물을 끌어올린다. 각지에 전동식 펌프양수기가 설치되었으나 그것만으로는 결정적으로 부족하다. 멜대에다 물통을 달아서 물을 져올리는 것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밑에서 올려다보면 콩알같은 사람들의 줄이 실루엣으로 이어져 있다.
광대한 황토고원을 가르고 흐르는 진섬협곡과 그 이하의 황하하류는 지금도 누렇게 흐려 대량의 진흙을 실어 나르고 있다.
산서생 하곡현으로 육로를 차로 달린다. 첩첩으로 겹친 산들의 정상을 이어 만리장성이 뻗어있다. 성벽은 군데군데 끊어지면서 초록의 산을 누비듯 한 줄기 굵은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윽고 길은 장성에 가까와졌다. 이 근처의 장성은 흙으로 굳힌 성벽을 실크해트 모양의 봉화대로 잇고 있다.
마을이름은 하모향. 내몽고자치구에 속해 있으나 이 근처에는 한족만 살고있다 한다. 만리장성을 넘는 산서성에 들어선다. 장성을 따라 성경이 만들어진 셈.
깊은 골짝을 흐르는 황하를 내려다보면서 다시 남하하자 이윽고 협곡이 열리고 역광에 빛나면서 여러 겹으로 요동치는 용의 꼬리같은 흐름이 바라보였다. 넓어진 물줄기 가운데로 섬이 보인다. 하곡이다.
진섬협곡을 흘러온 황하는 이 하곡에서 약간 완만한 흐름이 되어 현성을 감돌듯 크게 굽어져흐른다. 협곡의 격류에 밀려내린 토사는 흐름이 완만해진 이 하곡에 쌓여 몇개의 섬을 만들었다. 그 중에서도 대자탄과 낭낭탄은 길이 1㎞이상의 큰 섬이다.
전설에 따르면 기원전 196년, 한고조 유방의 4남 유항은 여후의 미움을 받아 그 어머니 박희와 함께 변경 가까운 이 땅에 봉해졌다 한다. 그런지 16년후, 여후일족이 멸망하고 유항은 제위에 올라 문제가 되고 어머니는 박태후로 불리게 되었다. 태자탄은 이 문제에서, 낭낭탄은 박태후의 유래로 지어진 이름이다. 낭낭이란 처녀 아닌 어머니를 뜻한다.
태자탄과 낭낭탄은 황하의 흐름 중앙에 세로로 나란히 하고있다. 태자탄은 상류에 머리를향한 군함처럼 보인다.
주위가 험한 낭떠러지로 둘러싸여 협곡에서 쏟아져내리는 흐름을 갈라놓듯 하며 솟아있다.
한편 낭낭탄은 부드러운 여성적인 자태로 흐름 속에 놓여있었다. 주위는 모래톱으로 둘러싸여 수목도 많고 건너편 고지대에서 바라보니 한폭의 산수화같다.
섬의 북쪽기슭에 박태후를 봉안한 묘가 서있다. 묘에는 낭낭탄의 수호본존이라는 박태후의 이소좌상이 안치되어 도도히 흐르는 황하를 굽어보고 있었다.
매년 봄이 오면 황토고원에 사는 사람들은 진섬협곡이 바라보이는 작은 마을 가현에 있는 도교사원에 참배하러 온다. 황하를 향한 그 사원은 백운관. 명나라만력33년(1605년)에 창건된 사원으로서 본존은 진무대제. 다른 이름은 현무. 사방신 청룡·백호·주작·현무중의 하나.
여러 신중에는 만물의 시초인 원시천존이하 중화의 조상 황제와 신농씨, 『삼국지』의 영웅 관우, 용왕, 토지신, 관음보살 ,손오공까지 들어있다. 중공수립 후에 미신이라 하여 철저히 배격, 탄압된 것이 이 도교였다. 백운관에 불교의 승려격인 도사와 민간인으로 된 관리위원희가 설립된 것이 3년전. 현재 위원회는 8명의 도사와 10명의 속인을 합한18명이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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