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성공하면 10배로 갚는다|「혁명 공채」판 5명구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민중민주주의 혁명자금조달을 목적으로 혁명성공후 10배로 상환하는 조건의 「혁명공채」 를 만들어 대학가에서 은밀히 팔아온 대학운동권의 새로운 지하조직이 적발돼 5명이 구속되고 1명이 조사를 받고있으며 39명이 수배됐다.
경기도경은 13일민중혁명의 전위조직으로 「사상정치 교양학교」를 결성하고 「혁명채권증서」를 만들어 판 문재갑(21·고대정외3휴학)·김남준(23·세종대경제1)군과 김영란(22·서울대사대 영어교육3휴학)·백선화(21·서울대사대영어교육4)·윤미리(23·세종대국문1휴학)양등 5명을 국가보안법위반혐의로 구속하고 김현종군(22·고대노문2휴학)을 같은혐의로 조사하는 한편 이주미(22·고대사회3 제적)·오계숙(23·세종대영문과졸)양등 39명을 수배했다.
치안본부는「혁명공채」 발매가 지금까지 없던 전혀 새로운 양상인 점을 중시, 문제의 채권을 산 학생들까지 관련자를 전원검거해 국가보안법을 적용, 엄중처벌토록 하는 한편 이들 조직을 포함한 대학운동권 출신들이 최근노동현장에 조직적으로 침투하는 전술을 채택하고 있음을 확인, 새학기 예상되는 노·학연계투쟁을 원천에서 봉쇄하기위해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노동운동지하조직 전면수사에 나섰다.
이와관련 남춘활씨(30·서울대대학원박사과정) 등 30여명이 현재 관계기관에 연행돼 조사를 받고있다.
◇「교양학교」=구속된 김군과 문군등은 지난해9월노동자·농민들을 규합, 의식화해 전국적인 혁명조직을 결성하고 민중봉기를통해 민중민주주의 혁명을 달성하는데 평생을 바칠것을 결의하고 이를 위한 전위조직으로 「사상정치교양학교」(가칭)를 창립했다.
김군등은 서울대·고대·세종대등 대학의 운동권을 중심으로 20여명의 회원을 포섭, 조직을 확대하면서 지난해12월말 경찰에 검거될때까지 모두 11차례에 걸쳐 회합을 갖고 북괴방송청취와 김일성주체사상학습등 활동을하는 한편 노동자규합을위해 인천공단등에 위장취업 침투를 기도, 김현종군이 서울필터에 공원으로 취업했으며 구속된 김·백·윤양등도 위장취업을 준비하다 적발됐다.
◇「혁명공채」=김군등은 조직을 결성한 한달뒤인 지난해 10월부터 활동자금조달을 목적으로 「혁명채권증서」를 만들어 대학가에서 은밀히 팔았다.
채권증서는 한장의 액면을 1만원으로 타이프를 쳐 만들었으며 채권을 사주는 채권자에게『당신의 정성어린 마음에 힘입어 본인은 당대에 전조선의 혁명을 완수하기 위하여 결사 헌신할 것이며 혁명이 완수되는 그날 본 채무자는 상기채권자에게 상기금액을 10배로 갚을 것을 이에 서약하는 바입니다. 단 환율변경시 상기금액은 하루평균임금으로 환산적용되며원하신다면 상속이 가능합니다』고 약속하는 문안으로 되어있다.
문군등은 이같은 채권을 문군등 이름으로 만들어 오모양(22·고대정외4) 등 학교동료등에게 팔았으며 그중 경찰은 10여장을 확인했으나 실제 판매는 그보다 많았을 것으로 보고 관련자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문군 등은 채권을 사줄 사람을 사전 물색 후 우편함을 이용해 전달하고 대금을 받는 무인포스트방식을 쓰기도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