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충전소] 중국의 대미 방어선은 2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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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미국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은 지난 9월 29일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중시정책(Pivot to Asia)’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군사력 증강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의 해양 진출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군사력 증강 이유라고 카터 장관은 설명했다.

1선 믈라카해협~필리핀~일본
2선 괌~사이판~알래스카

이에 따라 미국은 태평양 지역에 신형 구축함 줌월트를 비롯, 앞으로 5년간 120억 달러를 투입해 신형 전략폭격기 B-21을 개발하기로 했다. 줌월트 구축함은 중국의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첨단 스텔스 구축함이다. B-21은 침입자(Raider)로 불리는데 현재 운용 중인 B-2A 스텔스 폭격기를 대체할 예정이다. 기존 폭격기보다 스텔스 기능이 뛰어나고 무기를 더 많이 실을 수 있다.

미국이 아·태 지역을 중시하는 이유는 북한의 핵 위협도 있지만 중국의 군사력이 급속하게 팽창하고 있어서다.

중국은 미국의 아·태 지역 개입을 우려해 중국 본토와 인접한 섬을 연결하는 방어선을 공해상에 설정하고 있다. 중국에 가까운 제1도련선(島?線)은 믈라카해협-필리핀-대만-오키나와-일본-쿠릴열도를 잇는 선이다. 외곽 방어 차원인 제2도련선은 제1도련선 바깥의 파푸아뉴기니-괌-사이판-알류샨열도-알래스카 등을 연결한다.

중국은 미국과 국익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미 군사력이 대만을 기점으로 하는 제1도련선 안쪽으로 접근하는 것을 거부한다는 목표를 세워놓았다. 중국은 유사시 미 항모전단이 접근하면 탄도미사일과 스텔스 전투기 등을 동원해 파괴한다는 것이다. 미국도 스텔스 구축함인 줌월트를 앞세워 중국의 전략에 맞받아친다는 생각이다.

박용한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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