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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까지 잃어버리는 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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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예비군 훈련용 M16 소총 3정이 분실된 것이 뒤늦게 발견돼 군경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또 이번 사건은 군의 총기관리가 매우 허술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드러내 충격을 주고 있다.

육군은 30일 지난 29일 경남 하동군 북천면 ○○사단 예하 예비군 관리대대 소속 면대장(면 예비군대장)이 무기고를 점검하던 중 M16 A1 소총 3정이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육군 관계자는 무기고의 환풍창문(높이 2m, 50×60cm) 쇠창살이 뜯겨 있었고, 창틀 아래에는 디딤돌 2개가 놓여 있었으나 면대장만이 열 수 있는 M16 소총 보관대의 덮개는 손상되지 않은 채 자물쇠가 채워진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분실된 소총은 열쇠로 보관대 덮개를 열고 꺼냈거나 분실된 것을 모른 채 관리자가 덮개를 덮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관계자는 말했다.

관계자는 또 "무기고가 관리대대 영내에 있어 민간인의 출입이 쉽지 않고, 외곽 철조망과 무기고 출입문에 각각 이중 잠금장치가 설치돼 있는 점으로 미뤄 군 내부자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리대대에는 현역병 52명과 상근예비역 1백60명, 장교.부사관 10명이 근무하고 있다.

관계자는 그러나 별도로 보관 중인 실탄과 탄창은 분실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건이 발생한 무기고는 하동군 일대 14개면의 예비군 훈련용 M16.카빈 등 소총 수천정이 보관된 곳으로 병사들이 2인1조로 나눠 24시간 경계근무를 하면서 20~30분 단위로 무기고 주변을 순찰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군 당국은 대대장이 직접 무기고를 점검했다고 진술한 지난 26일 이후 총기를 도난 당했을 것으로 추정할 뿐 정확한 분실시점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무기 관리에 허점이 있음을 드러냈다.

앞서 지난해 10월 경기도 포천 영북농협에서는 육군 상사가 미리 빼돌린 K1소총과 탄약 20발을 이용해 강도행각을 벌여 사단장이 보직해임됐다.

또 지난해 3월에는 은행 총기강도 사건 용의자들이 수방사에서 훔친 K2소총과 해병사단 탄약고에서 꺼내온 탄약을 범행에 이용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올 2월에는 육군 하사가 K1소총과 탄약 3백80발을 빼돌린 사실이 발각되기도 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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