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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저」호재로 사상 최고의 활황-오늘 폐장하는 올 증시 결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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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활황을 구가했던 올해 증권시장이 26일하오 폐장, 납회식을 갖는다.
올해 증권시장은 「3저」호황에 풍부한 시중 유동성을 배경으로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보였다.
국내기업의 해외증권발행을 계기로 작년 11월을 전후해 불붙기 시작한 강세는 연초 종합주가지수 1백61.4에서 출발, 급상승커브를 그었고 하반기 들어 한때 조정국면을 맞아 혼조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기업들의 경영실적호전이 완연해지면서 배당투자를 겨냥, 주식시장은 다시 불붙으면서 하루 장을 남겨둔 24일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2백70.35로 연초대비 67.5%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거래실적은 하루평균 거래량이 3천2백만주로 지난해에 비해 거의 2배 가까이 늘었으며 거래대금은 9조5천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실적의 거의 3배에 육박하는 것이다. 주식인구도 급증, 지난해말 77만2천명이던 것이 지난 6월말현재 1백9만8천명으로 1백만명 선을 넘어섰다.
70년대 중반 부동산투기 붐을 탄 건설공모주 과열이나 80년대 들어 컬러TV방영을 앞두고 전자주가, 또 올림픽유치직후 건설 등 관련주가 일시 급등했던 바는 있으나 올해처럼 거의 전 업종에 걸쳐 열기가 확산되기는 처음 있는 일이다.
이처럼 올해 주식시장이 기록적인 활황을 보인 것은 3저 호기에 따른 국내경기의 급격한 회복세에 자본자유화추진이라는 양대 호재가 무게 있게 장세를 뒷받침한데 힘입은 것이다.
거기에 풍부해진 시중유동성과 지속적인 부동산 투기억제책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기폭제가 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점에서 급증한 금융자산을 배경으로 투신·보험·단자 및 각종 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한해이기도 했다. 이들 기관투자가들은 상장주식 싯가 총액 11조4천8백76억원 중 24%인 2조7천3백억원이 그들의 손에 의해 운용, 「기관장세」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일반 투자자가 대거 몰려들었다. 그리고 수차에 걸친 금리인하 및 유가인하기대, 상장기업들의 유·무상증자 등 「좋아지는」폭으로의 온갖 기대들이 강세를 띄웠다는 풀이다.
과열강세를 우려, 6차에 걸친 당국의 규제조치가 뒤따르고 개헌정국, 예기치 않은 김일성 사망설 등 불안한 장외적 요소들이 충격을 주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호전」「기대감」에 들뜬 「많은 돈」들의 움직임은 끝까지 탄탄한 활황 장세를 뒷받침한 셈이다.
특히 자본자유화 기대 및 증시활황 자체가 호재가 되어 전에 없이 증권·보험주가 인기 주로 부상한 것도 주목할만하다.
올들어 동방증권을 필두로 6개 증권사가 공개하면서 한 회사의 주식공모에 최고3천4백여억원의 청약자금이 몰리는 등 70년대 중반 건설 붐을 탄 건설주 공모설을 방불케 했다. 보험주도 증자 및 실적호전을 기대하고 자금이 몰려 한달 이상 연일 상종가를 치면서 연초대비 2백76%라는 최고의 주가상승을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보험을 비롯, 전자(1백24%), 운수창고(1백7%), 섬유의복업(1백%)등이 1백%이상의 급신장세를 나타냈으며 제3국 진출설·수출경기 등과 관련 무역·화학·1차 금속·기계 등도 유망종목으로 각광을 받았다. 반면 건설업종은 40개 종목 중 15개종목이 연초보다 시세가 떨어지는 등 약세를 면치 못했으며 업종 구분 없이 불붙는 열기 속에서 물질특허 도입을 앞둔 의약업종만은 그 타격을 예상해서인지 관심 밖이었다.
주식발행시장도 증시활황과 경기호전, 당국의 직접금융유도정책에 힘입어 활기를 띠었다. 86년 중 주식발행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은 정부의 연초목표액 4천5백억원을 86.8%나 초과한 8천4백8억원에 달했다.
내년에도 증권시장의 장세는 올해의 기본호재들이 그대로 이어져 상당히 좋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현재 주식액면병합에 따른 파장이 우려되고 있지만 「3저」지속과 예상되는 선거경기에 따른 또 다른 호기로 장세가 좋아지는 폭으로 펼쳐지리란 전망이다. <박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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