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거부가 곧 사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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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차분하고 조용한 성탄전야였다. 영상3도의 포근한 날씨 속에 서울명동과 강남 등 유흥가에는 초저녁 한때 예년보다 많은 인파가 몰렸으나 자정을 전후해 대부분 귀가, 한산한 모습이었다.
24일 자정 서울명동성당에서는 김수환 추기경의 집전으로 신도 2천5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탄기념 미사를 올렸다.
김 추기경은 미사에서 성탄메시지를 통해 『고통과 어둠이 깔린 현실에 대해 진리를 식별할 능력이 있는 지식인· 언론인· 사법인 종교인들도 침묵하고있다』며 『힘없는 이들과 함께 사신 예수의 복음 정신을 본받아 불의에 대한 거부와 현실에 대한 구체적 참여가 바로 사랑』 이라고 말했다.
김 추기경은 이에 앞서 하오 8시15분쯤 서울상계동173 「상계재개발 4-1지구」현장에서 이 지역 철거세입자· 성직자 2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노천미사를 집전,『여러분이 겪는 시련을 통해 예수께서 왜 험난한 세상에 오셨는지에 대해 깨달음이 있어야 할 것』 이라고 강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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