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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만 가구 입주, 내년 ‘전세의 봄’ 오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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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내년 봄 이사철 전까지 15개 대단지를 비롯한 입주 물량이 쏟아진다. 신규 입주가 시작되면서 대규모 신도시의 매매·전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1월~내년 3월 물량 42.5% 급증
고덕재건축, 양주·위례신도시 등
1000가구 넘는 대단지만 15곳
“초반 전셋값 싸도 2년 뒤 따져봐야”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올해 11월부터 내년 1월까지 입주 예정인 아파트는 전국 8만8360가구다. 이 가운데 의무 거주기간이 있어 당장 거래할 수 없는 공공물량을 제외해도 6만5535가구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내년 2~3월 민간주택 입주물량도 4만9959가구다.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 12만 가구가 시장에 나온다는 얘기다. 전년 동기 대비 42.5% 증가한 물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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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내년 봄까지 들어서는 아파트 중에는 신도시에 들어서는 대단지 아파트가 다수 포함돼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위례, 시흥 배곧 등 대규모 신도시·택지지구의 입주에 고덕지구, 양주 신도시 등의 입주물량이 가세했다. 입주 물량 1000가구가 넘는 단지가 15곳이다.

입주물량 규모가 가장 큰 단지는 고덕시영 아파트를 재건축한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다. 2월 말 3658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재건축 분양이 활발한 고덕지구 초기 입주 단지인 만큼 향후 이 지역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이 아파트 분양권은 분양가(84㎡ 평균 6억8000만원)보다 2000만~3000만원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에서는 입주 후 전세가격이 전용면적 84㎡ 기준 5억~5억200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주 신도시에서는 양주옥정 푸르지오 1862가구가 12월 집들이를 한다. 양주 신도시에 입주하는 첫 민간주택이다. 수도권 2기 신도시로 옥정지구에는 2014년 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은 아파트 2000여 가구가 입주한 상태다. 9블록(대우건설 푸르지오)과 11-2블록(대림산업 e편한세상) 등 5개 블록이 올해 말부터 순차적으로 입주를 시작한다.

이 지역 분양권 거래는 아직 많지 않다. 양주옥정 푸르지오 인근 양주신도시푸르지오공인 이금자 대표는 “첫 입주 단지라 분양권 프리미엄은 아직 마이너스 상태”라며 “주변 인프라가 개발돼 집값이 오를 때까지 시간을 벌려는 집주인들이 전세 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전용면적 58㎡의 전세가격은 1억5000만~2억원 정도다.

위례·김포의 전세가격은 입주물량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위례신도시 호반베르디움의 전세 시세는 5억원으로 8억원이 넘는 인근 아파트 매매가격의 60% 수준이다. 1월 김포 신도시에서 3481가구가 동시에 입주하는 매머드급 단지 한강센트럴자이의 전세가격도 2억 중반대에 머물고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센터장은 “기존 입주물량과 주변 지역 입주 상황에 따라 공급량이 몰린 일부 지역은 전세가격 하락폭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규 입주 단지는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집값이 오르는 경우가 많아 시세 차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 또 전셋값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다. 입주 때 전세 물건이 한꺼번에 나오는 데다 집주인이 아파트 잔금을 확보하기 위해 전세로 물건을 내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단 새 아파트 세입자라면 따져봐야 할 것도 많다. 준공 전에는 등기부등본이 없기 때문에 계약 때 분양계약서를 확인하고 사본을 챙겨야 한다. 재계약 시점에 전셋값이 많이 오를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입주 아파트는 전세 공급이 몰리면서 초반 전셋값이 싸게 형성되지만 재계약 시점에 전셋값이 크게 뛰는 경향이 있다”며 “2년 뒤 거주 계획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함승민 기자 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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