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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많은 사람이 의료혜택 받게 사회공헌 활동 확산돼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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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단순히 뭔가 전달하는 방식으로 시작하기 쉽다. 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의 일부를 떼어 필요한 곳에 전달하는 방식은 눈에 보이는 혜택을 줄 수 있다. 그래서 많은 경우 사회공헌 활동은 일정 금액이나 물품을 사회단체나 관련 기관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방식에서 벗어나 보면 어떨까? 일회성의 물질적 기부가 아닌 공공의 가치를 공유하는 사회공헌 활동 말이다.

기고│박기환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사장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매년 ‘메이킹 모어 헬스(Making More Health) 체인지 메이커’라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변화 생산자’라는 의미다. 공모전을 통해 헬스케어 이슈를 해결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그들의 활동을 지원해 더 많은 사람이 건강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희망이 담겨 있다.

성과는 이 프로그램의 우승자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지난해에 우승한 비영리 단체인 ‘펀무브’는 손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3D 프린터로 본인 혹은 가족과 함께 나만의 특별한 손을 만들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신체 활동을 통한 즐거움(FUN MOVE)’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 혜택을 받은 강원도의 열두 살 소년 현우의 이야기를 보자. 현우는 선천적 장애로 태어날 때부터 오른손을 쓰지 못했다. 한창 자라는 나이라서 딱 맞는 의수를 찾기도 어려웠지만 가격도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아빠와 직접 만든 의수를 착용하고 자유자재로 오른손을 움직일 수 있게 됐다.

의수·의족이 필요한 국내 지체장애인은 약 14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정부 지원 부족과 경제적 부담으로 전자 의수를 이용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특히 성장기의 어린이들은 신체에 맞춘 의수를 번번이 제작하는 부담이 커 아예 포기하거나 몸에 안 맞는 의수·의족을 착용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펀무브’는 평균 3000만원에 달하는 기존의 의수를 본인·가족이 직접 배워 30만원 정도로 직접 제작할 수 있도록 해 의료기기 사용의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3D 프린터를 통해 의수 제작 기술을 배운 장애인들은 다른 장애인의 의수 제작을 돕거나 직접 의수를 만들어 기부할 수도 있다. 기술이 사람을 돕고 사람이 사람을 돕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현우가 당당하게 보여주는 멋진 오른손을 보면서 생각한다. 의수나 의수 비용을 후원하는 직접 기부였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의료 혜택을 받는 대상은 소수로 제한됐을 것이고, 당장 필요한 의수만 구입하는 단기적 활동에 머물렀을 공산이 크다. 그러나 헬스케어 시스템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 이를 해결할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했기에 최대한 많은 사람이 의과학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올해는 세 번째 ’메이킹 모어 헬스 체인지 메이커’가 탄생했다. 매년 그렇듯 올해도 체인지 메이커가 만들어 갈 헬스케어 분야의 놀라운 변화를 기대하며 이런 공공가치를 공유하는 방식의 사회공헌 활동이 널리 확산되길 기대한다.

박기환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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