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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경영'하니 타이어 잘나가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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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경남 양산에 있는 타이어 제조업체 넥센타이어㈜가 세계 타이어 회사 가운데 최고 수준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올 상반기 1천4백39억원의 매출액과 1백60억원의 경상이익을 냈다. 또 경상이익률과 영업이익률은 각각 11.1%와 12.4%를 기록했다. 1백원어치를 팔면 10원 이상 남긴 것이다.

지난해 경상이익률과 영업이익률은 각각 13.4%와 14.1%로 세계 선두 타이어 업체인 미쉐린(경상이익률 6.4%.영업이익률 7.8%)과 견주어 두 배가량 높았다. 넥센타이어가 이같이 수익률이 높은 것은 이규상(55)사장의 독특한 경영이 뒷받침됐다.

이사장은 스피드 경영을 강조한다. 주요 직원이 참석하는 워크숍을 분기별로 열고 경영상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보고 즉석에서 결정을 내린다. 주요 사안은 임직원 대부분이 참석하는 전체회의를 통해 결정한다.

대표적 사례가 지난해 히트한 패션형 타이어 '클라세 프리미에르'개발이다. 이사장은 워크숍에서 패션형 타이어가 유행할 전망이라는 보고를 받고 즉시 이의 개발을 지시했다. 이 타이어는 빗길 고속주행 때도 잘 미끄러지지 않아 시장에서 호평을 받아 30만개가 팔렸다. 이 제품은 내수 시장 점유율을 20%대로 끌어 올리는 효자품목이 됐다.

UHP(초고성능)타이어 전용공장 증설도 이 같은 의사결정을 통해 이뤄졌다. 올해 타이어시장이 위축될 것에 대비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4백억원의 투자비가 들어가는 전용공장은 내년부터 하루 4천개의 초고성능 타이어를 생산해 연간 6백억원의 매출을 낼 전망이다.

이사장은 "의사결정이 끝나면 숨돌릴 틈 없이 사업에 착수한다. 경쟁업체 간 가격과 기술조건이 비슷하다면 경영자의 빠른 추진력이 기업승패를 좌우한다"고 스피드경영을 내세웠다.

이 회사는 상장법인 가운데 일찍 주주총회를 여는 기업으로 꼽힌다. 주주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경영실적을 알리고, 배당금을 조금이라도 일찍 지급하겠다는 생각에서다.

넥센타이어는 2001년 증권거래소가 선정하는 '투명경영 우수기업'을 받았고 한국회계학회가 주는 '투명회계대상 기업'으로 뽑혔다. 노사분규가 없는 것도 장점이다.

지난 4년간 기계가 멈춰 선 적이 한번도 없다. 박시형 기획조정팀장은 "재무제표를 매달 노조에 공개하고 경영 성과가 날 때마다 종업원들에게 이익을 분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넥센타이어는 올 매출 목표는 지난해보다 15% 증가한 3천1백30억원으로 잡았다.

넥센타이어=국내 3위의 타이어 업체이다. 1942년 흥아타이어공업사로 출범했다. 86년 우성그룹에 팔렸으나 우성이 붕괴되면서 강병중 전 부산상의 회장이 경영권을 인수했고 지난해 넥센타이어로 이름을 바꿨다. 지난해엔 2천7백21억원의 매출액과 3백65억원의 경상이익을 내 창사 이래 최대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양산=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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