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지평위에 한국사 다시썼다|30세전후 소장 6명『한국민중사』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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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기존 사학계에 파문을 던질 한국통사가 나왔다.『한국민중사』Ⅰ·Ⅱ 전2권으로「전근대편」「근현대편」으로 나눠 한국민중사연구회가 엮어냈다. 30살 전후, 석 박사과정의 젊은 연구자 6명이 공동작업으로 펴낸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민중사』는 단순히 기존의 통사들을 짜맞추어 새로 쓴 것이 아니라 한국사 인식의 다른 지평을 담고 있으며 기술방법도 기존의 통사류의 틀을 벗어나 보다 대중적인 문체를 시도하고 있다.
이 책은 우선 한국사의 시대구분을 크게 7단계로 나누고 있다.
원시·고대·중세I(통일신라 -발해·고려)·중세Ⅱ(조선시대)·근대I(이른바개항기)·근대Ⅱ(식민지시대)·현대(해방이후)로 설정, 그중 원시·고대·중세I·Ⅱ를 묶어「전근대편」(I권) 으로, 근대I·Ⅱ와 현대를 묶어「근현대편」(Ⅱ권) 으로 분책했다.
첫눈에 띄는 특징의 하나는 이 책의 맨 앞머리에 원고지 1백장분량의 서설「바람직한 우리역사 이해를 위해」를 심고 있는점이다.
서설은 역사서술의 3원칙으로 ▲한국사의 주체인 기본대중에 무게중심을 두고「아래로부터의 전체상」을그릴 것 ▲대외적 자주성을 견지하면서 한국사회내부의 계급 계층문제와의 관련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 ▲합리적 역사주의원칙을 견지해 객관성과 과학성을 유지할것을 제시하고 있다.
이 원칙을 토대로「전근대편」에선 ▲구석기인의 존재를 밝히고 ▲원시→고대이행의 의미를 계급사회와 국가형성에서 찾았으며 ▲통일신라와 발해를 남북국으로 다루고 ▲조선의 성립쇠퇴를 양반관료사회의 성립 동요 해체를 축으로 서술했다.
「근현대편」에선 ▲자생적인 근대의 맹아가 제국주의 침략과 함께 왜곡, 식민지 반봉건사회로 귀착되는 파정을 살피고 ▲식민지 시대의 민족적 모순과 계급적 모순을 동시에 해결하려는 식민지민중의 민족해방운동의 전개과정을 추적했으며 ▲민족분단과 외세에 의한 신식민지적 재편성에서부터 유신체제의 흐름까지 해명하고 있다.
염인호씨 (계명대강사 한국사) 는『이책은 학설의 선택등에서 문제점도 없지 않으나 기존 연구성과를 새로운 지평에로 집결시키려한 노력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학계로부터 깊은 관심과「떨떠름한 반응」을 동시에 받고 있는 이 책의 출현이 사학계에 어떤 논쟁과 연구를 촉발시킬지 주목된다. <이근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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