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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 자살률 5년새 반으로 줄인 비결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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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서울 구로디지털 단지내 한 업체의 고객민원상담센터에서 상담사로 일하는 김모(28·여)씨는 한 때 우울증을 앓았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고객의 항의성 욕설과 고함 때문이었다. 고민 끝에 김씨는 회사 내 설치된 ‘마음건강무인검진기’를 이용했다. 우울증·스트레스·자살경향성을 스스로 검사해봤더니 ‘자살 고위험군’이라는 판정이 나왔다.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면 그 결과가 자동으로 구로구청 정신건강검진센터로 보내져 상담 대상이 된다. 김씨는 매주 심리상담사의 상담과 치료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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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구가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자살 예방 프로젝트들이 효과를 내고 있다. 구로구는 지난 2010년 인구 10만 명당 평균 자살인원 수 30.1명을 기록했다. ‘자살률 2위(서울시내 25개 자치구 중)’라는 오명을 얻었다. 구 관계자는 “가리봉동·구로동 등 저소득층 밀집 지역내 자살률이 높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공기관 우울증 무인검진 운영
노인·학생 대상 찾아가는 검사
위험군 발굴·지원 시스템 효과

이에 따라 구는 다양한 대책을 시행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9월까지 보건소 등을 방문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총 4857건의 스트레스 및 자살경향성 검사를 실시했다. 동시에 구내 6개 초·중·고교 학생 102명을 대상으로 자살경향성 검사를 하고 정신건강보건전문가를 파견했다. 그동안 구가 새로 발굴한 자살고위험자만 688명이다.

2013년 평균 19.2명이던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은 2014년 18.5명으로, 지난해 17.3명으로 줄었다. 25개 자치구 중 24위로 떨어졌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과거엔 주로 노인·빈곤층이 자살했다면 요즘엔 평범한 직장인도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을 많이 겪고 있다. 거미줄 처럼 촘촘하게 그물망을 쳐 자살예방이 앞장서겠다”고 했다.

서준석 기자 seo.juns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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