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뷰에 시신이 보여요”…길거리 쓰러진 여성 정체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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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사체로 의심 받은 A씨의 모습. [사진 다음 로드뷰]

지난 25일, 경찰에 ‘변사자를 발견한 것 같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신고자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제공하는 로드뷰(지도상 거리ㆍ건물의 실제 모습을 사진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다가 쓰러진 여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문제의 여성은 경기도 양주시 은현면의 한 비닐하우스 옆 흙바닥에 옷매무새가 흐트러진 상태로 누워있었다.

경찰이 확인한 결과 로드뷰에 제공된 화면은 지난해 8월에 찍힌 사진이었다. 당시 처리된 변사 사건 기록은 없었다.

경찰은 사진 속 비닐하우스 인근 주민들을 상대로 탐문했고 여성의 정체는 쉽게 확인됐다. 해당 여성은 외국인이고 지난해 술을 마신 뒤 비닐하우스 옆에서 누워서 자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는 것이다.

주민들의 증언에 따라 탐문을 계속한 경찰은 양주시의 다른 동네로 이사해 살고 있는 몽골인 A(44)씨를 찾아냈다. A씨는 한국인 남성과 동거하며 폐지를 주워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로드뷰 사진의 주인공이 무사히 살아있다는 안도도 잠시, 경찰은 A씨가 불법체류자 신분임을 확인했다. 벌금 60만원을 내지 않은 전력도 있었다.

결국 경찰은 ‘로드뷰 변사’ 신고를 통해 벌금을 체납한 불법체류자를 잡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어떤 삶을 살았고 왜 벌금을 내지 않았는지 등은 확인하지 않았다. 사안은 검찰로 넘겨졌고 아마 강제 출국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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