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봐냐 아저씨』연출 장민호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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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연극은 배우예술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저는 연기자로서 자부심을 가졌고 그래서 배우 이외의 위치에 서보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읍니다. 그런데 이번에 국립극단의 연말공연에 좋은 레퍼터리가 선정됐는데 10여년간 국립극단 단장을 해와 연기자를 잘 아는 제가 연출을 해보는 것이 어떠냐는 주위의 이야기가 있어 수동적으로 나서게 되었읍니다.』
수동적이라고 말하면서도 그는 『봐냐 아저씨』의 작가인 「안톤·체호프」의 문학세계를 전문가들을 찾아 알아보고 치밀한 작품 분석을 했고, 배우들을 밤늦게까지 잡아두고 동작 하나하나에까지 세심히 지도하는 열성을 보이고 있다.
『평소 연출이 독선적이 아닌가 생각했던 일도 있지만 이번에 연출을 맡고보니 이해가 갑니다. 조연출·미술·의상·배우들이 모두 그 분야의 전문가들인데도 창의력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주는 자세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봐냐 아저씨』를 연출하면서 배우들이 연기한다는 의식을 갖지 않고 자연스럽게 극중인물의 순수한 생활속으르 빨려들도록 가장 신경을 썼다고 말한다.
『연출을 맡았지만 변신이 아니고 연기자로 일관할 것입니다. 다만 연출의 기회가 다시 오면 이번의 부족했던 점을 보충해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 싶은 욕심은 있읍니다.』
장씨는 45년에 데뷔, 『파우스트』등에서 명연기를 했다. 현재 예술원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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