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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의 모델 스피러낵 “선수로 한국 다시 올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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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여자 프로골퍼 가운데 소셜 미디어에서 가장 많은 팬을 거느린 스타는 누굴까.

체조선수 출신 지난해 프로 전향
빼어난 몸매로 SNS 팔로워 80만 명
국내 골프의류업체 광고 촬영
실력없이 외모로 인기, 악플에 상처
“LPGA 진출 위해 끊임없이 도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9·뉴질랜드)도 늘씬한 체격의 미셸 위(27)도 아니다. 소셜 미디어에서 최고의 스타는 미국의 프로골퍼 페이지 스피러낵(23)이다. 치렁치렁한 금발에 매혹적인 파란 눈동자,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매까지 갖춘 그가 클럽을 휘두르면 ‘필드의 패션모델’이란 말이 딱 어울린다. 스피러낵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80만 명을 넘는다.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미셸 위는 24만 명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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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골퍼 페이지 스피러낵은 인스타그램 팔로워수가 80만 명을 넘는다. 골프 의류업체 광고 촬영을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스피러낵은 “기회가 되면 한국 대회에도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캘러웨이]

스피러낵이 최근 3박4일 일정으로 한국에 다녀갔다. 국내 골프의류업체의 광고를 촬영하기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그를 지난 20일 만났다. 그는 방한 기간 한국음식과 문화를 체험하고, JTBC골프에 출연해 골프에 관한 철학을 이야기했다. 그는 골프를 ‘끊임없는 도전’이라고 잘라 말했다. 스피러낵은 “골프는 정말 어렵다. 오늘 잘 되다가도 내일 갑자기 아무런 이유 없이 안 되는 게 골프다. 어떤 수준, 어떤 단계에 있던 골프는 심오하다. 그래서 도전 가치가 있고 매력적인 운동”이라고 밝혔다.

스케줄 관리를 전담하는 매니저, 언니와 함께 한국에 온 그는 또 “바쁜 일정 탓에 많은 곳을 둘러보진 못했지만 한국 문화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불고기와 미국에서 접하지 못했던 다양하고 신선한 음식들을 맛보고는 정말 행복했다. 가능하면 빨리 한국에 다시 오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체조 선수 출신으로 지난해 샌디에이고 주립대를 졸업한 뒤 프로로 전향한 스피러낵은 현재 미니 투어에서 뛰고 있다. 아직 실력은 LPGA 1부 투어에 뛰기엔 모자라지만 빼어난 외모 덕분에 골프다이제스트의 표지 모델로 나서기도 했다. 스피러낵은 골프와 관련된 기상천외한 사진과 영상 등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는게 취미다.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과장된 몸짓으로 프리샷 루틴을 하고, 티펙을 입에 물고 누운 사람의 얼굴 위에 공을 놓고 샷을 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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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다이제스트 표지를 장식한 스피러낵. 오른쪽은 그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사진 스피러낵 SNS]

스피러낵은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유럽여자프로골프 오메가 두바이 레이디스 마스터스 대회에 초청 선수로 출전했다. 107명 중 공동 101위의 부진한 성적으로 컷 탈락하자 당장 논란이 일었다. 일부 팬들은 “실력이 아닌 외모 덕분에 초청 받았다”며 그를 비난했다. 스피러낵은 상처를 입고 한동안 소셜 미디어 활동을 접었다. 그는 “부정적인 댓글을 올리는 분들을 차단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긍정적인 부분만 보려고 노력한다. 나를 응원해주는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힘을 얻는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6월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미니 투어인 캑터스 투어 16차 대회에서 프로 데뷔 이후 첫 승을 올렸다. 선인장 모양의 작은 우승 트로피는 그의 ‘보물 1호’가 됐다. 하지만 프로골퍼로서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는 “기회가 된다면 한국 대회에도 출전하고 싶다. 최종 목표는 LPGA 투어 진출”이라고 밝혔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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