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신동빈 “검찰수사 책임통감”…정규직 전환 3만명 등 선물보따리 풀어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공동취재단]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이 투명경영을 강화와 고용 확대 등을 골자로 한 경영혁신안을 발표했다. 신 회장은 25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에 대한 국민들의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깊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기대와 사회적 가치에 부합하는 새로운 롯데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은 이날 롯데그룹의 경영을 개혁하는 혁신안도 발표했다. 우선 롯데는 신 회장 직속으로 상설 조직인 준법경영위원회(Compliance committee)를 설치한다. 그룹 차원의 준법 경영을 위한 제도를 만드는 것은 물론, 그룹과 계열사의 준법경영 실태 점검 및 개선작업을 진행하는 조직이다.

신 회장의 두뇌라 불렸던 롯데그룹 정책본부의 축소개편도 공식 발표됐다. 정책본부는 당초 그룹의 컨트롤타워로서 계열사간 중복투자를 방지하고 그룹의 기획조정을 담당했으나, 그동안 ‘옥상옥’이라는 비판과 함께 비자금 창구라는 의혹도 받기도 했다. 올 여름 롯데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검찰 수사에서도 정책본부에 대한 압수수색이 제1 과제이기도 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 정책본부를 계열사를 지원하는 역할 중심으로 축소 재편하고, 계열사 스스로 전문 경영인이 책임지고 이끌도록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또한 호텔롯데의 상장을 재추진하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기업을 공개해 주주구성을 다양화하여 글로벌 기업의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그룹의 일본 주주 ‘손가락 경영’의 정점이라는 비판을 한 몸에 받아왔다.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 등 일본계 지분이 99%에 달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상장 이후 호텔롯데의 일본인 지분율이 60%대로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는 또한 장기적으로 지주회사를 전환해 국내 1위 규모의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겠다는 입장이기도 하다.

신 회장은 또 “호텔과 면세 사업에 적극적으로 재투자해 경쟁력을 키우고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시키겠다”면서 올 연말 발표 예정인 신규 서울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임을 강조했다. 현재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올해 6월 말 영업을 종료해 현재 폐쇄돼 있는 상태다. 지난해 기준 연 6000억원의 매출을 냈다.
그 외에도 그룹의 경영철학과 전략을 기존의 양적 성장 중심에서 질적 성장 중심으로 전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는 선언도 덧붙였다.

◇40조 투자, 정규직전환 1만명 등 선물 보따리=신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규모 채용 발표라는 선물보따리도 내놓았다. 그동안 경영권 분쟁과 검찰 수사 등으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는데에는 채용 확대와 대규모 투자보다 더 좋은 방안이 없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롯데는 내년부터 청년 위주로 채용 규모를 늘려 2021년까지 5년간 7만 명을 신규 채용한다. 신입공채 중 여성인재 비율은 40%를 유지한다. 또한 현재 비정규직 근로자 1만명에 대해 3년간 정규직 전환을 하기로 했다. 유통계열(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5000명, 식품계열(롯데제과 등) 3000명, 금융 및 기타계열사(롯데카드 등) 2000명 등이 정규직 전환된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