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사전 유출 의혹을 JTBC가 보도하면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조 의원은 2014년 정윤회씨의 국정 개입 논란과 관련해 청와대 문건을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검찰은 정씨와 관련된 청와대 내부 문건 17건을 박 대통령의 친동생 박지만 EG회장 측에 건넨 혐의(대통령기록물관리법)로 조 의원을 2015년 기소했다.
검찰 기소에 앞서 박 대통령은 2014년 12월 내부 문건 유출 및 비선 실세 논란과 관련해 “문건을 외부로 유출한 것이 어떤 의도인지 모르지만 결코 있을 수 없는 국기문란 행위”라고 말했다.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이런 공직기강의 문란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적폐 중 하나”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어 “기초적인 사실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내부에서 그대로 외부로 유출시킨다면 나라가 큰 혼란에 빠지고 사회에 갈등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며 “누구든지 부적절한 처신이 확인될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로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설문 사전 유출이 사실이라면 이는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에 해당한다.
법원의 판단은 검찰과 달랐다. 법원은 1심과 2심에서 조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국기문란’이라고 했던 문건 유출 행위 대부분을 죄를 물을 수 없는 사안이라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유출된 문건은 복사본과 추가본이며 대통령 기록물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피고인들을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연설문 사전 유출의 경우에는 법원 판단이 2014년 문건 유출 의혹 사건과 다를 가능성이 높다. 연설문은 대표적인 대통령 기록물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