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선거구 개편 없는 개헌은 양당이 다 해먹겠다는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24일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 제안과 관련, “개헌보다 중요한 것이 국회의원 선거구제 개편”이라고 주장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박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 “모든 개헌론자들이 바라는 건 한 사람, 한 세력에게 권력 집중을 막는 분권형 개헌”이라며 “그런데 지금 양당 체제에 극도로 유리한 선거 제도는 그대로 두고 개헌을 하는 건 양당 나눠먹기, 양당 다선 의원들이 다 해먹겠다는 것과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사 이미지

안 전 대표는 “개헌보다 쉬운 선거제도도 합의를 못하면 개헌은 합의가 불가능하다”며 “먼저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개편해 다당제와 분권, 협치가 가능한 형태를 만든 뒤 개헌으로 넘어가는 게 순서”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선거구 개편, 개헌보다 중요”

안 전 대표와 국민의당은 중·대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로의 개편을 사실상 당론으로 삼고 있다. 현행 소선거구제는 지역구 투표 1위만 선출되는 구도로 국회 구성에서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영호남 지역주의를 강화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권에선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남경필 경기지사 등이 중·대선거구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개헌론자인 원혜영 의원, 유인태 전 의원 등이 중·대선거구제를 선호한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구제 개혁의 필요성은 충분히 제기돼 왔지만 각 당의 이해 충돌로 실현이 무산돼 왔다”며 “정치권과 독립된 기구에 개혁의 권한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거구제와 함께 행정구역 개편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현재 과도하게 많은 행정 단계를 줄이고 인구가 적은 단위들을 통폐합해 행정구역을 단순화시키자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창당준비위원장 등이 행정구역 개편을 적극 주장하고 있다.

이충형 기자 adch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