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년 염소 vs 68년 추장…독한 저주 하나는 풀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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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올시즌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에선 마침내 해묵은 저주가 풀린다.

컵스·인디언스 월드시리즈 대결

‘와후 추장의 저주’ 속에 68년 동안 우승을 하지 못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염소의 저주’를 받으며 100년이 넘도록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한 시카고 컵스가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에서 만난다. 컵스는 71년 만에 진출한 월드시리즈에서 108년 만에 우승을 노린다.

컵스는 23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6차전에서 클레이턴 커쇼가 등판한 LA 다저스를 5-0으로 물리쳤다. 시리즈 전적 4승2패를 기록한 컵스는 26일부터 클리블랜드와 WS에서 맞붙게 됐다. 컵스는 1회 크리스 브라이언트의 적시타와 벤 조브리스트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먼저 얻었다. 2회 덱스터 파울러의 적시타로 3-0을 만든 컵스는 4회 윌슨 콘트레라스, 5회 앤서니 리조의 솔로홈런으로 완승을 거뒀다.

1908년 우승 이후 단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한 컵스가 ‘염소의 저주’를 풀 수 있을 지 관심거리다. 컵스 팬 빌리 시아니스는 45년 WS 4차전이 열린 리글리필드에서 염소와 함께 쫓겨나자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컵스는 질 것이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저주를 퍼부었다. 시아니스의 말대로 컵스는 이후 70년 동안 WS에 나가지 못했다. 야구·농구·풋볼·아이스하키 등 미국의 4대 스포츠를 통틀어 컵스 만큼 오랫동안 결승에 오르지 못한 구단은 없다.

인디언스는 ‘와후 추장의 저주’에 시달리고 있다. 51년 팀 마스코트인 추장의 피부색을 노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바꾼 뒤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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