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파워"만이 세계를 뚫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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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장신에 의한 힘의 배구」만이 세계의 벽을 뚫을 수 있는 필수적인 요건이다.
소련의 우승으로 끝난 제3회 FIVB서울국제여자배구대회는 이같은 사실을 재확인해 주었다.
한국은 3위를 차지, 당초목표를 상향달성했지만 장신파워를 길러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소련의 주전평균신장은 1m 84cm. 결국 신장과 체력의 우세로 강호 페루에 3-2로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시니어4명, 주니어 8명으로 임시대표팀을 구성해 12일간의 짧은 훈련을 쌓고 출전한 한국으로서는 가능성의 확인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 했다 .한국특유의 끈기와 파이팅을 보이며 악착같은 플레이를 펼쳐 보인 것은 88에 대비한 대표팀구성에 신진들을 과감히 보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여자팀의 숙제는 무엇보다 선수 장신화를 이루고 서브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 황승언감독은 『블로킹에서 열세인 한국으로서는 상대 블로킹을 뚫는 터치아웃작전을 펴면서 다양한 강서브를 개발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은 왼쪽공격수 지경희(현대·19)의 급성장에 큰 기대를 갖게됐다.
베스트6에 뽑힌 지는 한국선수중 48%로 최고의 공격성공률을 보였고 장신에게도 통하는 강타와 높은 점프력으로 한국 제 1의 공격수감으로 각광을 받았다. 또 아직은 다듬어지지 않은 송원여고 2년생 남순옥(18)은 1m 83cm의 장신으로 미래의 스타로 주목을 받았다.
한국의 88대표팀은 내년 1월 대통령배가 끝나면 구성될 예정이나 과감한 세대교체를 단행, 긴 안목으로 집중적인 훈련을 쌓으면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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