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소 「몰로토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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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몰로토프」는 「스탈린」시대의 대표적인 권력자로서 외부세계에는 「스탈린」철권 정치의 상징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시베리아의 겨울과 같은 미소」로 유명한 그는 「윈스턴·처칠」에 의하면 「뛰어난 능력을 갖춘 냉혈한」으로서 볼셰비키 혁명을 주도한데 이어 1930년 「스탈린」에 의해 수상에 임명된 후 스탈린 통치 반대자들에 대한 숙청 작업을 진두 지휘했다.
그러나 「몰로토프」가 외부세계에 알려진 것은 1939년 외상직을 맡으면서부터였는데 2차 대전 중 그와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야했던「처칠」은『그토록 완전한 로봇 같은 사람은 처음봤다』고 평하기도 했다.
말년에 신경쇠약에 걸린 「스탈린」이 측근들을 기피함으로써 「몰로토프」는 41년에 수상직에서 물러난 후 49년에는 외상직에서도 물러났으나 부수상 겸 정치국원으로서 여전히 크렘린 강경파의 지도자로 악명을 떨침으로써 56년 헝가리 반공 의거 때는 시민들이 소련지도부에 대한 증오와 복수의 표현으로 화염병을 「몰로토프 칵테일」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러나 53년 「스탈린」의 사망에 이어 벌어진 권력 투쟁에서 패배한 「몰로토프」는 「말렌코프」 등 다른 강경파들과 함께 몰락해버렸다.
57년 권좌에 오른 「흐루시초프」는 데탕트 정책을 추진, 「몰로토프」 등 강경파를 「반당분자」로 몰아 완전히 크렘린 지도부로부터 축출했으며 마침내 64년에는 「몰로토프」가 공산당으로부터도 쫓겨났다는 공식발표가 나왔다.
그 이래 그는 크렘린 근처 호화 아파트에서 안락한 생활을 누려왔는데 84년3월 94회 생일 때 복권돼 공산당 입당이 허용 됐었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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