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은퇴라면 몰라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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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민정당의 이춘구 사무총장은 5일 『며칠 전 신민당 모 의원으로부터 김대중씨가 정치 2선으로 물러설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노태우 대표 위원에게도 보고한바 있다』며『그의 선언이 현재의 상황과 달라진게 무엇이 있느냐』고 반문.
이 총장은 『지난 10월28일 김씨가 명동성당 모 신부에게 김수환 추기경이 귀국하면 면담할 수 있도록 주선해달라고 부탁하고 추기경을 만난 후 정치 2선으로 물러나는 선언을 하겠다고 했다더라』며 『김씨가 완전히 정계에서 은퇴한다면 몰라도 지금처럼 되지도 않을 대통령 직선제의 수용을 전제로 후보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한 차원 높은 욕심을 드러낸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
그는 『정말 국가를 위한다면 완전히 정계에서 은퇴해 김동길 교수의 말처럼 낚시나 다녀야 할 것』이라며 『대통령 직선제 개헌이 된 후에도 후보에 출마할 자격도 없는 사람이 그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일』이라고 맹박.
또 한 당직자는 김씨의 이번 선언은 △최근 정부·여당의 강경책이 자신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스스로의 판단하에「불출마 선언까지 했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는 계산 △김수환 추기경의 최근 발언에 「나는 이만큼 응했다」는 면을 보여 여권과 동시에 김영삼씨에게도 은근히 압력을 넣겠다는 속셈 등이 작용된 것 같다고 분석.
그는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조건으로 단데 대해 『그렇다면 다음 번에 나오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하고 『자기 마음대로 대통령을 하거나 말거나 하겠다는 발상』이라고 비난.
다른 사람들도 『김대중씨 때문에 의원 내각제를 채택한 것이 아니다』며『문제는 김씨가 의원 내각제를 받아들일 수 있느냐의 여부』라고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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