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과미술의 만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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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난 24일 하오 5시 서울대 문화관 소극장에선 『춤과 미술의 만남』이란 새로운 형태의 공연이 선보임으로써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무용가 이애주씨(서울대교수)의 춤과 미술평론가 유홍준씨의 미술품 슬라이드 해설로 엮어진 이번 공연은 학술연구를 경한 민족적 예술형식의 도색이란 점에시 이날 5백여 관중으로부터 열띤 호응을 받았다…○.
이 공연은 서울대 개교40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서 서울대 사범대가 주관했다.
공연은 우리 미술사에 나오는 춤 그림·춤사위와 연관된 도상,또는 춤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미술품의 슬라이드 해설과 함께 이에 걸맞은 춤을 실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체를 4부로 구성, 제1부에선 제의적인 분위기를 보여주는 승무와 궁중의 권위적이면서도 화려한 아름다움 겨주는 춘앵전의 실연및 종묘 건축,조선조 의궤도,고구여 고부벽화의 춤그림이 소개됐다.
제2부에선 삼국시대로부터 조선조까지 각 시대마다 멋과 풍류가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가에 대한 미술사적 해설및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의 이수자이기도한 이교수의 석무 실연이 있었다.
제3부는 서민문화의 저항적·파격적이면서 익살스런 미술품들이 장승·불상 풍속화·민화등의 장소으로 소개되면서 봉산탈춤의 미얄춤이 추어졌다.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제4부.
앞서 본 전통예술의 「민족적 형식」 이 우리 시대 예술에선 어떻게 모색되고 구체화시킬수 있는가를 보여줬다. 오윤·신학철·임옥상씨등 80년대의 대표적인 미술가들이 새롭게 추구해온 내용과 형식을 상세히 보여주면서 13이 출연하는 춤패 「신」의 『통일춤』이 공연됐다.
미술평론가 성완경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봤다』면서『춤이란형식이 감정의 진폭이 즉발적인데 반해 미술의 영상이미지는 고착적이지만 긴 여운을 갖는다는 서로의 강점이 잘 어우러진 점에서 성공적』 이라고 말하고 『슬라이드 상연에서 좀더 공연석인 분위기를 고조시켰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씨와 유씨는 이번 공연을 수정· 보완해서 내달 초 일반을 상대로 한차례 다시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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