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역사기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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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이고장 나주당은 이름난 배(배)산지
달밤에 배꽃피어 풍치도곤 일품일레
지금도
옛 정취 아래
향기떨쳐 하나니
민족의 절규로서 알려진 학생 운동
나주 광주간을 통학하던 여학생을
일본인
학생 수명이
희롱으로 발한 충돌
비록 지배자의 편파적인 억압이나
맨주먹 정기로서 대담하게 맞섰어라
조국의
이름으로서
길이 영광하여라
상기도 나주하면 산하좋고 인물고운
비단같은 고을로서 널리 알려졌나니
지나는
길손이시여
부디 한번 오시오
일찌기 국토순례 시인으로 행각하며
산수간 조화로운 풍치 찾아보았지만
이처럼
신에 짜인 곳
달리 찾기 어렵소
나라여 겨레여 세월이여 역사여
하찮은 수난에도 꺾기잖고 우뚝한 넋
오늘도
증언하나니
길손이여 귀졸이오.

<약력>▲1919년 서울출생 ▲일본대예술과졸업 ▲원주 청산중 교장 역임 ▲시집·수필집·소설집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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