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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꿈 품는 '한국 대표 스프린터' 김국영 "내년엔 해외에서 한국신기록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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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올림픽 육상 남자 100m 예선에 나섰던 김국영. 리우=김지한 기자

'한국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김국영(25·광주광역시청)은 더 큰 꿈을 품고 있었다. 국내가 아닌 해외, 그것도 비(非)아시아에서 한국 최고 기록을 깨는 것이다.

김국영은 12일 충남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끝난 제97회 전국체육대회 육상 경기에서 일반부 100m, 400m 계주에서 2관왕에 오르며 대회를 마쳤다. 이날 열린 1600m 계주에서 그는 광주 대표에 소속돼 3분11초90의 기록으로 4위에 올라 메달을 따는데 실패했다.

지난 10일 만난 김국영은 올해를 돌아보며 "많은 걸 배웠던 시즌이었다"고 말했다. 2010년 6월 전국 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처음 100m 한국 최고 기록(10초23)을 깬 뒤, 5년여만인 지난해 7월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10초16까지 끌어내린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간판 스프린터로 떴다. 지난해 베이징 세계선수권에 이어 올해 8월 리우 올림픽에도 출전했던 그는 늘 기록에 굶주리며 새로운 도전을 적극적으로 즐길 줄 아는 스프린터다. 지난해 11월부터 일본 쓰쿠바대학교에서 자세와 기술 교정을 위한 훈련을 소화했고, 지난 5월엔 전남 영암에서 경주용 자동차와 70m 대결을 펼쳤다.

그러나 김국영은 결과적인 면에선 아쉬움이 많았던 시즌이기도 했다. 리우 올림픽에선 예선에서 10초37을 기록해 전체 70명 중 51위에 머물렀다. 기록 단축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지만 지난해의 상승세를 잇지는 못했다. 김국영은 "올림픽을 치르고 '우물 안의 개구리였구나' 하는 걸 느꼈다.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배운 시즌이었지만 한국에서만 안주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올해 결과가 좋지 않았던 만큼 내년에 더 좋은 기록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됐다. 겨울 훈련 때 새롭게 배울 기술을 내 것으로 만들어서 습득하는데 최대한 주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국영은 일본 선수들과 훈련하면서 느낀 소회도 드러냈다. 일본은 리우 올림픽에서 400m 계주 은메달을 따는 등 최근 세계 육상계에서 기량이 급성장했다. 김국영은 "선수들 개개인에게 배울 점이 많았다. 올림픽에서도 통한다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눈에 보일 정도였다. 신체 조건이 안 좋은 걸 아니까 어떻게 단점을 보완해서 채워갈지를 세밀하게 분석하고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도 그만큼 기량이 되면 환경이 더 만들어질 것이다. 선수 입장에서 좀 더 정신차리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아직도 김국영은 기록에 대한 갈증이 강하다. 9초대, 10초대 초반 선수들과의 경쟁에 대한 의욕을 보였다. 그는 "TV에서 보던 것과 직접 부딪히는 게 차이가 있었다. 미국, 유럽 등 최대한 큰 시합 위주로 뛰면서 실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아시아를 벗어나 미국, 유럽 등 국제 대회에 나가 새로운 기록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미 지난 9일 전국체전 100m를 마친 뒤 "내년 시즌엔 전국체전을 제외하곤 국내 대회는 안 뛰려고 한다. 해외 대회를 위주로 일정을 정리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미국, 유럽에 나가면 10초 초반대로 뛰는 선수가 수두룩하다. 팀(광주광역시청)과 육상연맹 등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와주려고 한다. 여의치 않으면 사비를 내서라도 기회를 계속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의 간판 스프린터 저스틴 게이틀린 측과의 훈련도 준비 중이다. 김국영은 "게이틀린과 함께 훈련하는 팀이 있다더라. 그 팀에 9초대 선수만 4명이나 된다고 들었다. 아시아 기록(9초91)을 보유중인 나이지리아 출신 귀화 선수 페미 오구노데(카타르)도 게이틀린팀에 속해있다"면서 "그 선수들과 함께 뛰면 개인적인 기록 단축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관심 때문에 더 잘 하고 싶어지는 게 사실이다. 부담감보다는 책임감을 갖고, 우리도 아시아에서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면서 "내년엔 미국, 유럽 등 다른 곳에서 한국신기록을 세웠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책임감있는 기록을 내보겠다"고 다짐했다.

아산=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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