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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집행 된 유 의원 및 집 주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유 의원은 밤11시 조금 지나 자신의 체포 동의 안 가결소식이 전해지자 정장차림으로 3층 베란다에 나와 자택주위를 메운 보도진과 주민·경찰에게 인사하고 자신의 심정을 토로.
유 의원은 『그 동안 동네주민들에게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 고 말한 뒤 『나도 20살 때경찰관 생활을 했다』며 『경찰 여러분도 나 때문에 그 동안 고생 많았다』 고 인사.
유 의원은 또 김동영 총무 등을 향해 『당분간 아내를 못 보게 될 테니 여러분들 보는 앞에서 뽀뽀를 해 보이겠다』며 부인 남씨의 볼에 키스를 하는 여유도 보였다.

<출입자 일일이 녹화>
○…유 의원 집 주변에는 전날부터 취재진들 사이에 채증 경찰관들이 틈틈이 끼어 비디오카메라와 녹음기 등을 들고 유 의원과 방문객들의 동태를 기록하기에 분주한 모습.
서울 관악경찰서 직원인 이들은 유 의원이 간간이 베란다에 모습을 나타내 동료의원이나 기자들과 대화를 나눌 때마다 그 내용을 녹음하고 비디오로 촬영했으며 유 의원을 찾아온 의원 등을 일일이 녹화.
○…유 의원은 자신의 체포 동의 안이 가결된 후 격려 차 방배동 자택으로 찾아온 동료의원·민주산악 회원 등과 여유 있게 농담을 주고받으면서도『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 는 각오를 피력.
유의원 자택에는 하오11시5분쯤 이원종씨 등 김영삼 고문의 비서 6명이 찾아온 데 이어 11시35분쯤에는 김형래 의원 등 의원 3명이, 또 자정쯤에는 장기욱 의원 등 의원 8명, 상오1시쯤에는 김수한 부총재와 김동영 총무 등이 찾아왔으나 경찰의 제지로 10여m쯤 떨어진 곳에서 육성으로 대화.
동료의원들은『동료의원 모두가 고통을 함께 하고 있으니 힘을 내라』 『의원직은 끝까지 지켜야해요』 라며 서로위로· 격려.
김영삼 고문도 밤10시55분쯤 유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격려.

<국민과 동지에 죄송>
○…다음은 유 의원이 구속영장이 집행되기 직전 기자와 나눈 전화통화 내용.
-지금 심정은.
▲주변의 지구당간부, 대구에 계신 노모 등 가족에게 일일이 안부 전화도 했고 어제부터 모든 것을 정리해 담담하다.
-구속 후 계획은.
▲모든 것을 선임 변호사에게 일임하고 총재단의 명령에 따르겠다.
-가족들과의 마지막 예배 때 뭐라고 기도했나.
▲어떤 상황에 처하든지 담대하게 처신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했다. 또 나를 위해 기도해준 국민·동지여러분의 건투를 빌었다.
-하고 싶은 말은.
▲동료의원들과 나를 성원해준 국민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을 두고 간다. 내 뒤를 이어 민주화 행렬이 계속되기를 바란다.

<가족들과 함께 예배>
○…유의원은 인근 주민들에게 창문을 통해 사과를 한 뒤 하오 11시50분부터 부인·딸 내외 등 가족 6명과 함께 예배를 보았다.
가족들은 찬송가 3백64장『내주를 가까이 하려함은…』을 부르고 이사야서 42장10절 「너는 두려워 말라 하나님이 지켜주시리라」를 봉독 했으며 유 의원은 『신념이 흔들리지 않도록 인도해달라』 고 기도.
이어 유의원은 집밖에서 신민당 장기욱 의원과 집행과정과 구속 후 대처 방안 등을 협의.
유의원의 보좌관과 가족들이 불안한 듯 창문을 통해 「사소한 것」 까지 일일이 상의를 해오자 장 의원은『구속된 뒤 매일 찾아가 법률적 조언을 해주겠다』며 안심시키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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