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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엔 이 한권의 책을…|전문교수 9명이 권하는 9권의 양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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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10면

가을이 깊어간다. 독서주간은 12일로 끝났어도 한시도 책을 멀리할 수 없는 것이 우리생활.
어떤 책을 읽는 것이 과연 유익할까.
각 분야의 전문교수 9명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권하는 9권의 신간을 소개한다.
추천교수와 서적은 다음과 같다.
▲김윤식(서울대·국문학·문학평론가)-『태백산맥』▲김현(서울대·불문학·문학평론가)-『죽음의 한연구』▲유종호(이화여대·영문학·문학 평론가)-『겨울의 빛』▲강만길(서울대·한국사)-『찢겨진 산하』▲조순(서울대·경제학)-『사기열전』▲이명현(서울대·철학)-『한국에서 철학하는 자세들』▲김인회(연세대·교육학)-『한인교포사회와 교육문제』▲최동식(고려대·물리화학)-『과학혁명의 구조』▲조옥나(서강대·사회학)-『칼러 퍼플』
『태백산맥』(조정래작·장편)은 6·25직전에 발생한 여순반란사건을 배경으로한 작품으로 수많은 계층과 세력들이 서로가 가치관을 정립시키기 위해 갈등을 겪는 모습이 리얼하게 그려져 있다.
어두운 역사의 그늘속에 가려진 민족의 비극과 이데올로기의 대립을 정통적인 수법으로 파헤쳤다.
『죽음의 한연구』(박상륭작·장편)는 죽음위에 생명의 불멸성을 건설해 나가는 한 수도승의 방황을 그려낸 작품.
40일 동안의 수도기록을 담은 것으로 작가 특유의 철학적 문체가 이채롭다. 어떤 영향도 받지않고 독보적인 창작형태를 유지하고있는 작품세계가 최근 문단의 주목을 받고있다.
『겨울의 빛』(김향숙 창작집)은 광산촌을 배경으로 고통과 절망속에서 더욱더 튼튼하게 사랑의 뿌리를 내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중편.
이와함께 도시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한 여인의 성장과정과 그늘진 의식세계를 그린 연작소설『떠나가는배』등도 실렸다.
『찢겨진 산하』(정경모저)는 김구·여운형·장준하 등 세명이 해방이후의 우리현대사를 놓고 저승에서 가상적인 좌담회를 벌이는 형식으로 씌어진 이색 저술.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비극의 종말을 맞이한 그들의 발언을 통해 우리민족의 현대사를 객관적으로 평가했다.
『사기열전』(사마천저)은 상고시대의 황제로부터 전한의 무제에 이르기까지 약2천여년간의 일을 기술한 통사인 사기중 개인의 전기에 관한 부분을 엮은 것이다.
이 열전은 현대인이 흔히 잊고사는 충·효·신 등과 함께 영웅호걸들의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제공한다.
『한국에서 철학하는 자세들』(심재룡편저)은「우리의 사상을 어떻게 확립할 것인가」하는 것을 주제로 해서 60년대 이후부터 최근까지 알기 쉽게 씌어진 주요 논문들을 묶었다.
「한국철학 가능한가」「한국사상은 무엇인가」「동양철학 어떻게 할까」「세계속의 한국철학」등 4부로 나뉘어져 있다.
『한인교포사회와 교육문제』(한준상저)는 해외로 뻗어나는 우리교포들의 절실한 교육문제를 다루었다..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각국에 퍼진 한인교포사회의 전체적인 조망과 교육문제를 비롯해 경제문제·종교문제·사회계층간의 문제·모국어문제·의료계현황·언론문화의 실상과 허상 등이 심층적으로 분석되어 있다.
『과학혁명의 구조』(「토머스·쿤」저·김명자 번역)는 패러다임·전문 매트릭스·수수께끼풀이 등 새로운 낱말을 학술용어로 정착시켰으며 과학혁명의 개념을 확실히 함으로써 과학발전의 모형을 제시했다.
그 저자「토머스·쿤」을 과학자 및 과학철학계의 거장으로 만든 이 저술은 20여개국어로 번역, 출판되었다.
『칼러 퍼플』(「앨리스·워크」작·안정효번역)은 가난한 흑인여성이 여러가지 성적박해와 어려운 자녀양육을 묵묵히 견디면서 자신의 생을 찾아가는 모습을 담고있다.
삶의 의미와 생의 행복을 여성의 성숙과 함께 되찾아가면서 능동적인 한 인간개체로 발돋움하는 이야기가 감동적이다.<양헌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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